여성 의류업체 엔라인이 뷰티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온라인 쇼핑몰 ‘난닝구’를 운영하는 엔라인은 네일스티커를 내놓으며 뷰티 시장에 진출한다고 15일 밝혔다. 2006년 문을 연 난닝구는 여성의류 온라인 쇼핑몰 업계 2위로 지난해 매출은 1250억원이다. 업계 1위는 1677억원의 매출을 올린 ‘스타일난다’이다.난닝구는 우선 이달 말 첫 뷰티 제품으로 젤 제형의 네일스티커인 ‘더 네프’를 출시할 계획이다. 더 네프는 액상의 젤 네일을 60%만 굳혀 필름 형태로 만든 젤 네일로, 열 가지 색상으로 선보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난닝구는 뷰티 시장 진출에 맞춰 소비자를 대상으로 내달 16일까지 아이디어 공모전(사진)을 열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0월 뷰티 및 코스메틱 아이디어 공모전 ‘억소리 공모전’을 통해서다.이 공모전은 뷰티 분야에서 사업화가 가능한 아이디어와 제품, 디자인 세 부문으로 나눠 제안을 받는다. 개인이나 팀 단위로 참가할 수 있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1억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1000만원을 상금으로 지급한다. 입상한 이들에게는 사내 벤처 사업부에 채용되는 기회도 주어진다. 회사 관계자는 “공모전은 뷰티사업 출발부터 고객과 함께하는 화장품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고 설명했다.엔라인은 뷰티 전담 조직을 편성하고 뷰티 시장 진출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이디어 공모전이 끝난 뒤 뷰티 상품 브랜드 전략을 확정하고 상품 판매에도 본격 나서겠다는 목표다. 향후 2년 내 뷰티 시장에서만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손도국 엔라인 대표는 “내년에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출시하고 해외 진출에도 본격 나서겠다”고 강조했다.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에이블씨엔씨의 저가 화장품 브랜드 ‘어퓨’가 15개 품목의 가격을 최대 40% 인상한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제조단가가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고가 수입 화장품에 이어 국내 중저가 화장품 가격도 잇달아 오르는 모양새다.어퓨는 15일 에이블씨엔씨 홈페이지를 통해 가격 인상을 공지했다. ‘머랭버블배쓰밤’ 3종은 기존 4500원에서 5500원으로 22.2% 올렸다.‘미네랄 립앤아이리무버’ 5종은 오는 21일부터 2500원에서 3500원으로 40% 인상된다. 대용량 제품도 5000원에서 7000원으로 오른다.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총 1400여 개 어퓨 제품 중 15개 품목만 올린 것”이라며 “제작 단가가 올랐는데 인기 제품을 단종시킬 순 없다고 판단해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 모두 해당한다.이에 앞서 고가의 수입 화장품들도 이달 초 제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랑콤은 이달 1일부터 56개 제품 가격을 평균 5.2% 올렸다. 슈에무라, 비오템은 제품 가격을 평균 4.9% 인상했다. 입생로랑뷰티는 평균 2.4%, 조르지오 아르마니 뷰티는 평균 2.9% 화장품값을 올렸다. 키엘은 선크림 가격을 4.1~6.9% 올려 팔기 시작했다.미국 브랜드 베네피트도 이달 초 립, 브로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10% 인상했다. 베네피트 프라이머는 종전 4만4000원에서 4만6000원으로 4.5% 올랐다. 화장품업체들은 “원재료 값과 제조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커피 원두를 평가해 등급을 매기는 사람들을 ‘커퍼(cupper)’라고 합니다. 전 세계 원두 산지에 흩어져 있는 이들은 그해에 수확한 원두를 가장 먼저 접하고, 시장에서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지 평가합니다. 얼마 전 페루에서 온 커퍼(사진)로부터 수업을 받았습니다.커핑 테이블에는 세 종류의 원두가 각각 5개의 잔에 담겨 있었습니다. 다섯 단계에 걸쳐 평가가 이뤄지는데 그때마다 새로운 컵에 담긴 커피로 첫 단계부터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라네요.첫 단계는 분쇄된 원두의 향을 맡는 것입니다. 잔마다 8.5g의 커피 원두를 담습니다. 잔 안으로 코를 깊이 집어넣고 향을 맡습니다. 마른 커피의 향을 평가하는 것이지요. 짧게 ‘킁킁, 킁킁’하면서 맡는 사람도 있고, 숨을 깊게 들이마시기도 한답니다.두 번째 단계는 물을 부어 ‘아로마’를 점검합니다. 잔마다 11㎎의 물이 적당하답니다. 물의 온도는 92~96도. 이 단계에서 꽃향기, 벌꿀향, 너트향, 캐러멜, 유칼립투스 등 맡을 수 있는 향들을 상세하게 기록했습니다.세 번째는 커피잔의 물 표면을 쪼개는 ‘브레이킹’ 단계입니다. 물을 붓고 3~4분이 지나면 분쇄된 커피 원두가 물의 표면으로 떠오릅니다. 이때 스푼으로 표면을 살짝 서너 번 동그랗게 저어줍니다. 표면이 흐트러지면서 순간 치고 올라오는 강한 향을 맡아보는 것. 초보라서 그런지, 감각이 둔해서인지 2단계와 3단계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다음 단계는 거품을 걷어내는 ‘스키밍’입니다. 스푼 2개를 양손에 쥐고 ‘크러스트’라 불리는 표면 부유물을 걷어냅니다. 커피를 맛보기 위해 하는 작업인데 이게 참 어렵더군요. 한 번에 걷어내기가 어려워 전문가 도움을 받았습니다.마지막 단계로는 커피를 후루룩 소리 내며 들이마시는 ‘슬러핑’입니다. 이 단계는 70도 정도로 식은 커피를 순간적으로 흡입해 맛과 향을 느끼는 작업이랍니다. 입안에 커피를 ‘후루룩’ 재빠르게 들여보내는 과정에서 치아 사이로 통과한 미세한 커피 입자가 혀와 입안에 골고루 퍼지게 하는 것이지요. 입안에 살짝 머금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는 실제 마시지 않고 뱉는 커퍼도 많답니다. 마실 때 나는 맛과 뱉을 때 나는 맛이 다르답니다.슬러핑을 할 때는 꽤나 거친 소리가 납니다. 뜨거운 국물을 마실 때 나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이렇게 슬러핑하는 이유는 공기 끝에서 나는 맛, 커피가 부스러지면서 나는 향을 코끝으로 더 미세하게 확인하기 위해서라네요.커핑 체험을 한 뒤 얻은 게 한 가지 있습니다. 커피를 마실 때마다 ‘무슨 향이 숨어 있을까, 어디에서 온 맛일까’를 상상하는 재미가 생겼거든요.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