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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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포드자동차가 자율주행차의 국제적 확산을 위해 경쟁사 폭스바겐과 협력할 뜻을 밝혔다고 영국의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로써 폭스바겐과 포드의 자율주행차 부문 공동 협력이 성사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셰리프 마라크비 포드 자율주행차 사업부 최고경영자(CEO)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자율주행차의 개발과 사업화는 한 지역에서도 수조원의 비용이 소모된다”며 “여러 지역에 걸쳐 사업을 펼치기 위해서는 위험과 보상을 분배하는 선택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마라크비 CEO는 “기업 간의 협력이 단순히 기술에 공동투자하는 정도를 넘어서 경영과 사업 전반을 공유하는 선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폭스바겐과의 협력 논의에 대한 구체적인 진행 상황은 밝히지 않았다.

폭스바겐은 허버트 디이스 대표이사를 통해 포드와의 협력 목표를 지난 5일 공개한 바 있다. 디이스 대표는 “폭스바겐과 포드는 전기차 플랫폼을 공유하고, 미국 내 생산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차 산업에서 글로벌 기업 간의 협력은 낯선 일이 아니다. BMW와 피아트는 인텔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며, 일본 혼다자동차와 소프트뱅크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자율주행차 사업부문에 공동투자하기도 했다.

아직 시장이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전기차 산업에서 수익 모델을 개발하고, 막대한 투자비용을 감당하기에는 국제적 규모의 기업들도 협력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FT는 전했다.

포드는 오는 2021년에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현재 마이애미와 워싱턴DC에서 시범운행을 진행 중이며 내년에 미국 내 다른 도시에서 세 번째 시범운행에 돌입할 예정이다.

포드는 자율주행차 산업의 방향성을 완성차 판매에 제한하고 있지 않다. 자율주행 차량을 통한 물류시스템을 구축해 사업화할 계획도 추진 중이다. 우버 출신의 마라크비 사장을 영입한 이유도 자율주행차 판매를 넘어 차량을 활용한 운송, 물류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전범진 수습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