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생존 걱정해야 할 처지…비용절감 등 전방위 노력 절실"
최준영 기아자동차 대표(부사장·사진)가 9일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불필요한 비용 절감, 적시 공급과 판매 확대, 체질 강화 등 전방위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 부사장은 이날 ‘지금은 위기 극복을 위해 모두 총력을 다할 때’라는 제목을 달아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전분기 대비 3분의 1 토막난 올 3분기 영업이익, 2만원대로 떨어진 주가, 금융사 신용등급 하향 조치 등은 기아차가 처해 있는 현주소”라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의 생존을 걱정하고 협력사들의 자구 방안을 강구할 처지가 된 현실이 심히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대표이사에 선임된 최 부사장이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부사장은 박한우 사장과 각자대표 체제를 이루며 주로 노무 등 경영지원 부문을 맡고 있다.

최 부사장의 이메일은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는 기아차의 위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아차는 지난 3분기 매출 14조743억원, 영업이익 1173억원의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최근 3개월간 증권회사들이 내놓은 실적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인 3271억원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0.8%로 급감했다. 100원어치를 팔아 1원도 건지지 못했다는 얘기다.

최 부사장은 “불요불급한 경비 절감과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해 생산성을 높이는 등 자구노력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며 “수요가 있는 차종은 적시 공급을 통해 판매 확대와 영업이익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