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삼성전자와 손잡고 ‘기아차 맞춤형’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놓는다. 두 회사는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플랫폼 ‘빅스비’를 활용한 자동차 전용 서비스 등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을 위해 앞으로도 힘을 합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5일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비트360에서 통합 모바일 소비자 앱인 ‘기아 VIK’을 선보였다. ‘VIK’은 기아차의 영문 사명인 ‘KIA’를 거꾸로 뒤집은 형태에서 따온 이름이다. 기존의 틀을 깨는 역발상으로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소비자는 기아 VIK을 이용해 차량 구매부터 유지, 중고차 처분까지 모든 과정을 스마트폰으로 관리할 수 있다. 기아차는 레드멤버스와 Q프렌즈 등으로 나눠져 있던 소비자 앱을 하나로 통합하고 각종 제휴 서비스와 멤버십 혜택 등을 연동시켜 편의성을 높였다.

이날 행사에서 기아차와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제휴 마케팅을 함께하기로 약속하는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재계 서열(자산 순위) 1, 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모바일 마케팅을 위해 MOU를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회사는 내년 초 기아차 고객에게 최적화된 사용 환경을 제공하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앞으로도 각 사의 신제품 출시 일정에 맞춰 특성화폰을 선보이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자동차 전용 서비스 등 차별화된 콘텐츠와 차량에 장착하는 스마트폰 액세서리 등도 함께 개발한다.

재계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3세 경영 체제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힘을 합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회사는 지난 8월에도 기아차를 구매하면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싸게 살 수 있는 공동 마케팅을 펼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등 차량이 미래화할수록 전장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며 “전기차용 배터리와 차량용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