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전체 매출의 87%가량을 해외에서 벌어들인다. 환율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영업이익도 춤을 춘다.

3분기 환율은 삼성전자에 보탬이 됐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당 1107~1140원대를 오르내렸다. 1055원까지 떨어졌던 2분기와 비교하면 상당폭 오른 셈이다. 덕분에 수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는 환차익으로만 8000억원가량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3분기 환율 움직임이 삼성전자의 모든 사업부문에 고루 도움이 된 건 아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반도체·부품(DS)부문은 상당한 환차익을 봤다. 달러화를 사용하는 미국 등 선진국이 이런 부품을 주로 사들이기 때문이다. DS부문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82.8%를 담당하는 데 환율도 한몫한 셈이다.

반면 스마트폰, TV, 가전 등 세트(완성품)부문은 ‘달러화 강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세트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와 달리 브라질 터키 등 신흥시장 판매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신흥국에선 현지 통화로 결제하는데, 3분기 이들 국가의 통화 대비 원화가 강세를 보였다. 브라질 헤알화와 터키 리라화 가치는 3분기에 20%가량 하락했다.

브라질은 세계 5위 인구대국(2억1086만 명)에 걸맞게 스마트폰은 물론 TV, 가전 시장도 크다. 8000만 명 넘는 사람이 거주하는 터키 역시 삼성전자의 주요 세트 판매 시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브라질 터키 등 신흥국 시장 환율이 흔들리면서 IM(IT·모바일) 및 CE(소비자가전)부문 이익에 나쁜 영향을 줬다”며 “사업부문별 실적에 환율도 영향을 미친 셈”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