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근 10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지난해 3분기의 4분의 1을 밑도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완성차업계는 ‘패닉’ 상태다. 올 3분기부터 실적이 턴어라운드(실적 회복)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무너진 탓이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위기가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성장 엔진’마저 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본지 10월18일자 A3면 참조

현대車 쇼크…영업이익 '4분의 1 토막'
현대차는 올 3분기에 매출 24조4337억원, 영업이익 2889억원을 거뒀다고 25일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6.0%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1.2%로 3.8%포인트 떨어졌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2010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뒤 분기 기준으로 최저치다. 시장에서 ‘어닝 쇼크(실적 충격)’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 부진에 시달린 데다 원화 강세와 신흥국 통화 약세가 겹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의 에어백 리콜(결함 시정)에 들어갈 비용 5000억원까지 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이날 현대차 주가는 급락했다. 7000원(5.98%) 떨어진 11만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차의 실적 부진 여파로 자동차 부품회사들이 줄줄이 쓰러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올 들어 적자를 낸 부품사가 속출하고 도산하는 기업도 잇따르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완성차업체의 1차 협력사 한 곳이 흔들리면 2·3차 업체 수십 곳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며 “정부가 자동차산업을 살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