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올해 3분기 실적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자동차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자동차산업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바닥을 헤매는 건 현대차뿐만 아니다. 기아자동차와 한국GM, 쌍용자동차 등 대부분 국내 완성차 업체가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

기아차도 3분기 '실적 브레이크' 걸릴 듯
26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기아차도 좋지 않은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2000억원대에 그쳤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 분기(3526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적은 규모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줄어든 13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일각에선 ‘적자 성적표’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현대차처럼 품질 관련 비용 및 리콜 충당금을 추가로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한국 철수설’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GM은 5년간 4조원을 날릴 판이다. 이 회사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조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브랜드 유럽·러시아 시장 철수→한국GM 수출 급감→공장 가동률 저하 속 인건비 상승’이란 악순환을 되풀이하면서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1조원 안팎의 적자를 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올 상반기 구조조정을 거치며 영업망이 축소되고 판매 부진을 겪은 탓이다.

쌍용차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6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적자 꼬리표를 단 성적표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다. 7분기 연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653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고, 올 상반기에도 38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수출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기아차도 3분기 '실적 브레이크' 걸릴 듯
쌍용차는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신차개발 등에 사용하기 위해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쌍용차는 추후 이사회를 통해 발행예정금액과 주식 수 등 세부사항을 확정하고 내년 2월24일까지 유상증자 작업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쌍용차는 내년 렉스턴 스포츠 롱바디 모델과 코란도C 후속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완성차 업체마다 후진을 거듭하면서 자동차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고질적인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곪아온 한국 자동차산업이 빈사지경에 내몰렸다는 진단이 나온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