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 결정 시 "정부의 압박을 받아 움직이지 않는다"며 통화정책의 중립성을 강조했다. 금리 결정 시 부동산 시장을 어느 수준으로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하나의 참고 지표로 삼고 있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2015년 당시 금리 인하에 정부의 압박이 작용하지 않았냐는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금리 인하와 관련해) 안종범 전 경제수석과 협의한 바 없고, 당시 경기가 안 좋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이 안 전 수석과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 간 문자메시지를 공개하고 "박근혜 정부 당시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금통위원의 의견이 있었지만 한은이 금리를 인하했다"고 지적한 데 대해 이 총재는 "해당 문자메시지는 보도를 보고 알았고, 금시초문의 일"이라고 답했다.

이 총재는 이어 "정부의 압박을 받아 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금통위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제가 금통위원에게 정부의 뜻을 전달하거나 협조를 당부한 적이 없다"며 "금통위원의 판단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어떠한 시도를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정부의 압박이 있다고 해서 금통위가 그대로 움직이는 가능성을 생각조차 해본 적 없다. 금통위원들이 총재, 정부가 말한다고 그렇게 움직이는 조직이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2015년 안 전 수석과 정 전 위원장이 조선일보 관련 문자를 주고받은 후 조선일보에 한은에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기획기사가 났고, 이어 서별관 회의가 개최됐다는 김 의원의 지적에는 "2015년 2월과 3월 서별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부동산 때문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에 이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해 금리인상 필요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 총재는 "금리 정책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은 줄 것"이라면서도 "부동산 가격은 하나의 참고 지표"라며 말했다.

정치권의 금리 인상 관련 언급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윤영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이 총재는 "(한은이 금리를) 소신 있게 결정하더라도 시장에서 신뢰를 해줄까하는 점이 걱정된다"고 언급했다.

'금리 인상 압박을 직접적으로 받은 적이 있냐'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위원의 질문에 이 총재는 "(공개적인 발언 외에) 직접 연락을 받은 적은 없다"고 답했다.

통화정책의 중립성에 대해 이 총재는 "모든 정보를 고려해 최선의 결정을 위해 (한은이) 본연의 책무에 맞게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