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현대자동차를 공격했던 엘리엇매니지먼트 같은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경영 개입이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주주가치와 사업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로 자산을 팔거나 최고경영자(CEO)를 바꾼 기업의 수익률(주가상승률+배당수익률)은 2년 뒤 경영 개입 전에 비해 각각 -18.0%와 -3.8%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에드 드한 미국 워싱턴대 회계학과 교수 등은 최근 스탠퍼드대 록센터 기업지배구조연구소 논문집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행동주의 헤지펀드 개입의 장기 경제적 결과’ 논문을 실었다. 연구진은 1994년부터 2011년까지 행동주의 펀드가 목소리를 낸 1455개 기업(전체 1964개 중 상장폐지 또는 인수합병된 509개 제외)의 2년 뒤 시가총액을 고려한 가중평균수익률이 -2.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펀드 개입 10일 전후를 비교한 단기 수익률은 1.8%로 소폭 상승했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 기업의 총자산이익률(ROA), 순이익, 차입금리 등 각종 지표의 변화를 일반 기업과 비교한 결과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 경영에 보탬이 된다는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오상헌/고재연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