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해보험이 SK텔레콤 등과 손잡고 인터넷보험사 설립에 나선 것에 대해 보험업계에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대형 보험사들이 인터넷채널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한화손보의 시도가 ‘찻잔 속 태풍’에 머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한화손보의 시장 점유율은 7.3%로 손보업계에서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기간 온라인마케팅(CM) 채널 보험료는 147억원으로, 5위인 메리츠화재(396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화손보가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과 함께 인터넷보험사 설립에 나선 것도 CM 채널을 강화하겠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손보업계에선 한화손보의 갈 길이 멀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손보업계 인터넷보험 시장에선 ‘빅4’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가 92.1%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보험 시장에선 삼성화재 등 대형사가 시장을 독차지하고 있다. 한화손보가 자동차보험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 같은 벽을 허물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한화손보가 인터넷시장에서 성과를 내려면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하는데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손보업계에선 생보업계 인터넷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도 참고 대상으로 꼽고 있다. 2013년 말 설립된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올 상반기 63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출범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판매수수료와 인건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는 인터넷보험은 미래의 핵심 판매채널로 주목받고 있지만 광고 등 초기 투자비가 막대해 당장 이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중소형 생명보험사들이 지난해부터 잇따라 인터넷보험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는 점도 이런 회의적인 시각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