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해외 진출 경험을 꾸준히 쌓은 한국 금융사들이 국제금융의 중심지인 미국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의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은 최근 경기 호조와 함께 기회의 장이 열리고 있는 미국 금융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한국 금융사 현지법인장을 만나 성과의 비결과 향후 계획을 물었습니다.
김홍구 우리아메리카은행장이 미국 뉴욕 맨해튼 지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우리아메리카은행 제공)
김홍구 우리아메리카은행장이 미국 뉴욕 맨해튼 지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우리아메리카은행 제공)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40% 넘게 뛰어 미국 주요 한인은행 10곳 중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을 이끄는 김홍구 행장은 뉴욕 맨해튼 지점에서 기자를 만나 "지역 여신전문가인 릴레이션십 매니저(RM) 제도와 신상품 도입 효과가 발휘된 덕"이라며 "올해 순이익 45%(전년비)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또한 "미국 경기 호조로 추가적인 성장 기회가 열리고 있는 만큼 내년에 은행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은행 인수·합병(M&A)을 검토할 것"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우리은행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상업은행으로 1984년 설립됐다. 2003년 미 펜실베이니아 소재 팬아시아은행을 인수하며 동부지역 영업망을 확충했고, 서부지역 등으로 영역을 넓혀 현재 총 23개의 영업망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974만70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7% 급증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지난해 취임 후 신상품을 통한 고객저변을 넓혀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집중됐던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데 역점을 둔 결과라고 김 행장은 풀이했다.

지난해부터 전산투자와 영업네트워크 확장 등에 꾸준히 나섰고, 연이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다양한 예금 및 대출 프로모션을 선보인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우량자산은 증가를 위해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우량자산은 마진율이 낮을 수 있지만, 부신여신이 발생했을 경우 들어가는 비용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수익이 높기 때문이다.

김 행장은 "개인 금융거래의 기반이자 부실비율이 낮은 우량 홈모기지를 확대하기 위해 혜택이 많은 신규 상품을 출시해 개인 수신 저변을 강화했다"며 "우리아메리카은행을 통해 급여이체를 할 경우 부수 혜택을 제공하는 신상품으로 급여이체 고객을 새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자산이 매년 약 7~10% 가량 성장해 올 상반기 18억4339만달러에 달했다"며 "우량자산 증가에 힘입어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11% 증가한 반면 대손비용은 지난해 상반기 130만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12만7000달러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실적이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김 행장은 "이미 지난해 거둔 순이익을 제친 상태고, 올해는 전년 대비 순이익이 45%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 전환과 M&A를 통한 확장을 도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주사로 전환하면 취급 업무 범위를 확대할 수 있고, 추가적인 M&A도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김 행장은 "미국 커뮤니티 은행(지방은행)의 약 80%가 은행지주회사(Bank Holding Company)이고, 미국은 고객이 여러 은행을 동시에 거래하지 않아 고객과 자산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M&A 밖에 없다"며 "한국 우리은행이 내년에 지주사 전환을 마친 후 우리아메리카은행 역시 지주사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올해 미국 중앙은행(Fed)에 관련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주회사로 전환한 후에는 인터넷은행과 한인은행 등을 대상으로 추가 M&A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 행장은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현지의 인터넷은행과 타 지역 한인은행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M&A를 검토할 것"이라며 "우리아메리카은행이 미 동부에서 입지를 다진 만큼 경쟁이 치열한 서부에 제2본부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댈러스·텍사스·휴스턴 등지에서 기반을 갖추고 있는 한인은행 등을 중심으로 매물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