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 복합소재 연합군 만들어야" 하성규 교수 강연
아시아의 복합재료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세계적으로 무척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예컨대 탄소섬유 생산능력(2015년 기준)을 보면 전 세계 생산능력 총 13만5000t 가운데 아시아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이 전체의 19%를 차지했고 중국이 18%, 대만이 7%, 한국이 6% 순이었다.

아시아의 생산능력은 유럽과 미국을 합친 것보다 많다. 에폭시 레진 시장도 마찬가지다. 2021년까지 에폭시 레진 시장 규모는 8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체 시장의 50%가 아시아에 있다. 중국 일본 한국 대만 인도 태국이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레진 분야에 국도 금호 코오롱 SK 롯데 등이 참여하고 있고, 탄소섬유 분야엔 효성 태광 등이 참여하고 있다. 또 수요처로서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해 수많은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는 복합소재 응용분야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계 자동차 분야뿐 아니라 에너지 항공 우주 방위산업 해양 전자 로봇 스포츠용품 건축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비즈니스 성공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윈엔윈이 그 예다. 이 회사는 국가대표 양궁 남자 선수와 대표팀 총감독을 지낸 박경래 대표가 세운 선수용 활 제조사다. 사업 시작 20여 년 만에 글로벌 기업들을 차례로 제치고 양궁 시장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카본도 성공스토리를 써가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세계적인 품질 수준의 아라미드 섬유를 생산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도 복합소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작성한 12가지 ‘파괴적 기술’ 중에 ‘첨단소재’가 들어 있다. 이게 바로 복합소재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복합소재의 연구개발 트렌드는 ‘열가소성 플라스틱(Thermoplastic, 열을 가하면 녹는 플라스틱)’, 저비용·고속 가공기술, 혁신적인 디자인 등이다. 하지만 복합소재의 글로벌 연구개발 기지는 유럽과 미국에 집중돼 있다. 앞으로 아시아가 복합소재산업 혁신을 위해 ‘연합’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과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기본 교육, 프로젝트 협업을 위한 플랫폼 구축, 정보 교환, 표준과 인증제도 마련, 창업기업 육성, 다른 기관과의 연계 등의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 이런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한국 기업이 ‘파괴적 혁신’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