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더 뉴 아반떼'
달라진 아반떼의 모습을 처음 사진으로 접했을 땐 실망이 컸다. 쭉 찢어진 눈(헤드라이트)이 둥글둥글한 아반떼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았다. 부분변경 모델치고 너무 많은 변화를 줘 6세대 아반떼의 무난한 균형미가 되레 떨어진 듯한 느낌이었다.

실제로 만나 본 아반떼의 외관은 기대 이상이었다. 전면부는 날카롭게 다듬어진 헤드라이트가 이전 모델보다 더 넓어진 라디에이터 그릴 안으로 파고들어 강렬한 인상을 줬다. 후드(보닛)에는 4개의 캐릭터 라인을 넣어 입체감을 더했다. 후면부는 트렁크 중앙에 있던 번호판을 범퍼 쪽으로 내리고, 빈 공간에 아반떼 영문명을 넣었다. 쏘나타 뉴라이즈와 닮은 듯하지만 램프를 날렵하게 디자인해 차별화했다. 3년 만에 돌아온 ‘더 뉴 아반떼’는 전체적으로 젊고 세련된 느낌으로 변했다.

아쉽지만 운전석에 앉아 몰아본 아반떼의 주행 성능은 기대 이하였다. 현대자동차가 새롭게 적용한 스마트스트림 1.6 가솔린 엔진에서 시원시원한 가속 능력을 맛볼 순 없었다. 가속 페달을 힘주어 밟아도 요란한 엔진음과 함께 RPM만 올라갈 뿐 속도를 가리키는 바늘은 요지부동이었다. 시속 100㎞가 넘어가자 차가 흔들리고 안정감이 떨어졌다. 울퉁불퉁한 노면이 차체에 그대로 전달돼 승차감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탁월한 연비는 눈에 띄었다. 가솔린 1.6 모델(15인치 타이어 기준)의 공인 연비는 L당 15.2㎞. 17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시승 차량을 타고 급가속과 제동을 거듭하며 경기 남양주시 일대 60㎞를 내달리고 확인한 연비는 16.5㎞였다. 이 차량의 디젤 모델 공인 연비는 L당 17.8㎞에 달한다. 기름값 걱정만큼은 확실히 덜어주는 차였다.

아반떼 부분변경 모델에는 차로이탈방지보조와 후방교차충돌경고 기능 등 첨단 주행지원 시스템이 새롭게 적용됐다. 승객이 차에서 내릴 때 다가오는 차량이 있으면 뒷좌석 문을 계속 잠가 두는 안전하차보조 기능은 동급 차량 최초로 들어갔다. 스마트폰 화면을 내비게이션으로 구현할 수 있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도 제공한다.

차량 가격은 1.6 가솔린 모델 기준 트림(세부 모델)별로 1551만~2214만원. 경차급 연비와 세련된 디자인을 고려하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차임은 분명하다. 다만 주행 성능은 가격과 딱 맞는 수준이다.

남양주=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