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빵 역사의 ‘기린’이 부활한다.

롯데제과는 3일 양산빵(공장에서 완제품으로 나오는 빵) 브랜드로 ‘롯데 기린(LOTTE KIRIN)’을 출범시킨다고 발표했다. 롯데제과는 2013년 기린식품을 흡수합병한 후 ‘기린’ 대신 ‘롯데’란 이름으로 양산빵을 팔았다. 그런 롯데가 흡수합병 5년 만에 다시 ‘기린’ 브랜드를 되살린 것이다.

추억의 '기린빵' 부활… "SPC삼립 추격"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롯데제과 관계자는 “‘기린’이 가진 기술력과 브랜드 신뢰도를 최대한 활용하고 제빵 명가로서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SPC삼립이 70% 이상 장악하고 있는 양산빵 시장에서 2위인 롯데(20%대)가 본격 추격하겠다는 롯데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1970~1980년대 국내 빵 시장은 ‘양산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제과점 빵은 점포가 많지 않고, 가격도 비싸 대부분 소비자가 슈퍼마켓에서 빵을 사 먹었다.

기린식품은 삼립식품주식회사란 이름으로 1969년 설립돼 이 시기 국내 양산빵 시장을 주도했다. ‘소라 빵’ ‘본아뻬띠’ ‘쌀로별’ 등이 이 시기 인기를 끌었다. 2005년 뼈의 성장을 돕는 물질을 사용한 기능성 식빵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고, 2006년 음악을 이용한 건포도종 배양기술 특허, 2007년 상황버섯 균사체 발효 식빵 특허를 취득했다.

그러나 이후 무리한 사업 확장 등으로 2009년 상장폐지됐고 이후 롯데제과에 흡수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양산빵 시장은 2014년 3781억원에서 2016년 4060억원으로 3년간 7.4% 커졌다. 최근 들어선 1~2인 가구 확대로 편의점 채널이 늘어나고, 편의점 디저트를 찾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양산빵 판매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민명기 롯데제과 대표는 “소비자들의 빵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지면서 50년 전통의 제빵 기술과 노하우를 브랜드에 담아 새롭게 거듭나고자 한다”며 “느림의 미학으로 건강하게 만든 빵이라는 ‘슬로 브랜드’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