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명보험회사의 초회보험료(가입 후 처음 내는 보험료)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반면 보험 해지환급금과 보험약관대출은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 보험에 먼저 손을 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보험지표는 우리 경제가 불황에 접어들었음을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24개 생보사의 올해 상반기 초회보험료는 5조2692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9911억원) 대비 24.6% 감소했다. 2년 전인 2016년 상반기(8조2326억원)와 비교하면 36.0% 줄었다. 올해 상반기 보험 신계약 건수는 793만2822건으로 2016년 상반기(806만3615건) 대비 13만 건가량 감소했다. 생보사 관계자들은 “2021년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에 대비해 저축성보험 판매는 조금씩 줄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보험료가 20~30%씩 줄어드는 것은 불황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고 전했다.

생보사 해지환급금은 올해 상반기 12조9187억원에 달했다. 이런 추세가 연말까지 계속되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 해지환급금(22조1086억원)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가계 사정이 나빠지면 전체 지출 중 가장 먼저 보험을 해약하는 가구가 많다는 것이 보험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