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나갈 때나 입던 트레이닝복이 인기 패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캐주얼, 스포츠 브랜드뿐 아니라 명품 브랜드도 올가을 트레이닝복을 대거 선보였다.

폴 스미스
폴 스미스
2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구찌, 알렉산더 왕, 스텔라 매카트니, 메종 마르지엘라, 폴 스미스 등 그동안 클래식 정장을 주로 내놓던 브랜드들이 코듀로이, 가죽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해 재킷 안에도 입을 수 있는 트레이닝복을 잇달아 출시했다. 이들 브랜드는 올봄 소량 선보인 트레이닝복 판매가 증가하자 신제품 종류와 생산량을 크게 늘렸다.

알렉산더 왕은 코듀로이로 트레이닝 바지를 제작했고, 스텔라 매카트니와 메종 마르지엘라도 정장 안에 어울리는 트레이닝복를 최근 열린 패션쇼에서 공개했다. 트레이닝복으로도 고급스러운 패션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패션쇼였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이자벨 마랑은 올가을 남성용 트레이닝복 물량을 올봄보다 15% 이상 늘렸다. 캐주얼 브랜드 질스튜어트스포츠도 작년 가을보다 2배 이상 많은 트레이닝복을 출시했다.

질스튜어트 스포츠
질스튜어트 스포츠
국내 패션 브랜드도 이런 흐름에 가세했다. 토종 제조·직매형의류(SPA) 브랜드 스파오는 올해 상반기 트레이닝복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12% 증가하자 가을 신제품 생산량을 2.5배가량 늘렸다.

트레이닝복의 인기는 스트리트 패션, 스포티즘 열풍과 맞물려 있다. 몸에 꼭 맞는 클래식 정장을 지루하다고 느끼는 젊은 층 사이에선 품이 넉넉한 캐주얼 의류가 몇 년 전부터 크게 인기를 끌었다. 최근엔 이보다 더 진화한 애슬레저룩(운동복처럼 편하고 활동적인 스타일의 일상복)이 인기다.

애슬래틱과 레저의 합성어인 애슬레저는 패션업계 전체를 아우르는 트렌드가 됐다. 휠라, 뉴발란스, 리복, 나이키, 널디 등 스포츠의류 브랜드들은 1020세대의 가장 핫한 패션 품목의 하나로 떠오른 트레이닝복을 전면에 내세울 정도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