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가까이 성장세를 이어온 세계무역이 정체기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되고,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반도체 수요가 주춤해진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일 네덜란드 정책분석국(Economic Policy Analysis) 자료를 인용해 “올 4~6월 세계무역 증가세가 2년여 만에 둔화됐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정책분석국이 발표한 세계무역지수는 올 6월 123.7로 전월 대비 0.8% 하락했다. 2분기 세계무역지수 평균은 124.1로 1분기 평균과 변함이 없었다. 2016년 2분기 이후 8분기 연속 1% 안팎으로 성장세가 이어지던 국면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난 것이다.

네덜란드 정책분석국이 매달 발표하는 세계무역지수는 2010년 100을 기준으로 삼는다. 세계무역 동향을 가장 빨리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되며 각국 중앙은행 등이 주목하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지역 수출이 0.7% 감소하며 7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했다. 그동안 아시아 각국에서 부품 및 제조장비를 수입, 완제품을 제조해 수출하던 중국의 활동이 뜸해진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이치가와 유스케 미즈호종합연구소 연구원은 “올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된 점이 아시아 국가 간 무역 규모를 축소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마찰이 더욱 거세질 경우 무역량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무역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밑돌아 무역 규모 성장이 지체되는 ‘슬로 트레이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