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바이두
사진=바이두
최근 국내에서 맥도날드나 KFC 등 유명 패스트푸드가 주요 상권에서 철수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상승과 임대료 부담, 건강식을 선호하는 소비자 입맛 변화 등으로 경영이 악화됐기 때문인데요.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에서는 KFC가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맥도날드보다 KFC가 더 시장 점유율이 높습니다. KFC와 맥도날드가 중국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각각 24%, 13%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맥도날드의 점유율이 KFC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죠.

맥도날드 중국 법인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맥도널드는 중국에서는 신규 매장 300여개를 오픈했습니다. 중국 내 매장은 약 2800여개로 역대 최대 점포 수를 기록했습니다. 개점 속도도 빠른 데다 전세계에서 매장 개수가 가장 많은 국가 3위에 포함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KFC는 이보다 더 많은 5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KFC와 맥도날드 두 회사는 모두 80~90년대 중국에 첫 진출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매장을 열었지만 KFC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현지화'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브랜드이지만, 음식인 만큼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게 특별히 개발한 덕분에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회사명 역시 KFC가 아닌, 중국식 '컨더지'로 바꿨습니다.

특히 KFC의 아침 메뉴가 눈에 띕니다. KFC는 많은 중국인들이 아침 주식으로 먹는 '요우탸오'(기름에 튀긴 꽈배기)와 쌀죽을 토착 메뉴로 내놓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KFC는 지난해 KPRO 매장에서 최근 중국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민물가재를 활용한 샐러드를 내놓았다. 사진=바이두
KFC는 지난해 KPRO 매장에서 최근 중국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민물가재를 활용한 샐러드를 내놓았다. 사진=바이두
또한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차(茶)음료를 판매하고, 이외에도 팥파이, 베이징카오야(베이징 오리구이), 쫑쯔(대나무 잎에 싼 찹쌀밥으로 단오절 전통음식) 등 다양한 토착 메뉴를 선보이면서 중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KFC는 중국 진출 13년 만인 2000년 매장이 400개에서 2012년 4000개로 10배 급증했습니다. 2015년에는 매장 수가 5000여개를 돌파하게 됩니다. 2013년 중국 조류독감 사태 등을 겪으며 성장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꾸준히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KFC는 경제성장과 함께 높아진 건강식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건강한 건강식'을 제공하는 'KPRO' 매장을 열었다고 합니다. 샌드위치, 샐러드, 생과일 주스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눈길을 끄는 메뉴는 샤오룽샤(민물가재)입니다. KFC는 지난해 KPRO 매장에서 최근 중국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맥(가재+맥주)' 메뉴를 처음 내놓았습니다.

KFC에 밀리고 있는 맥도날드 역시 최근 보다 더 강력한 현지화에 돌입했습니다. 지난해 8월 중국 국유기업인 중신그룹에 지분을 52% 매각하고 두달 뒤 그동안 중국에서 사용했던 이름 '마이당라오'을 맥도날드 상징 로고인 금색 아치란 뜻의 '진궁먼'으로 변경했습니다.

맥도날드는 오는 2022년까지 중국 내 점포를 4500개로 늘릴 계획입니다. 사업의 역점도 베이징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중소도시로 옮겨 3~4선 도시들에 점포를 집중적으로 열고 신설점의 75%가 포장과 택배 서비스를 제공토록 한다는 방침입니다.

중국 진출 초기와 달리 지금은 중국 현지 브랜드들이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영업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은 현지화만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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