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싱 돌리는 20~30대… 재봉·자수 '손 맛'에 빠지다
부라더미싱은 1961년 재봉틀 판매 업체로 시작했다. 미싱은 일본어로 재봉틀이라는 뜻. 옷이 귀하던 시절 어머니들이 집에서 옷감을 자르고 발로 재봉틀을 밟았다. 1980년대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봉제공장들이 하나둘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떠나기 전까지 한국 산업화에 큰 기여를 한 기업 중 하나이기도 했다. 대형 외국 의류 브랜드가 많아지면서 회사가 어려워지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던 부라더미싱이 요즘 20~30대 사이에서 다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핸드메이드’를 중시하는 젊은이들이 부라더미싱의 문화공간 ‘소잉팩토리’(사진)를 찾고 있다.

소잉팩토리는 부라더미싱이 2010년 서울 을지로에 1호점을 내며 시작한 교육 문화공간이다. 현재 전국에 54개 지점이 있다. 소품 만들기, 옷 만들기, 아기 옷 만들기, 반려동물 클래스, 자수, 퀼트 등으로 수업 분야도 다양하다.

오피스타운에 있는 지점들은 오후 6시 이후부터 퇴근한 직장인이 몰려드는 사랑방이 된다. 재봉틀 교육을 받고, 미싱과 원단 등을 살 수도 있다. 전문적인 공방 창업을 지원하는 전문 교육센터 ‘소잉팩토리 아카데미’도 전국적인 네트워크가 됐다.

매달 DIY 관련 잡지도 낸다. 소잉팩토리 회원인 김지원 씨(32)는 “아기 옷을 만들면서 다니기 시작했는데, 취미 생활을 즐기고 비용도 많이 아낄 수 있게 됐다”며 “이젠 전문가들로부터 체계적으로 기술을 익힐 수 있어 전문가 과정을 들어보려 한다”고 했다.

기계 대신 손으로 바느질을 하는 프랑스 자수도 인기다. 서울에만 자수공방이 200여 곳 있다. 백화점 문화센터에서도 인기 강좌로 떠올랐다. 무엇이든 기계화되고 인공지능(AI)이 도래한다는 시대에 반대 성향의 취미가 주목받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