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 화폐제조 시장의 최강자로 부상했다. 아시아·아프리카 신흥국들의 위탁이 늘면서 세계 화폐 제조의 30%가량을 담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조폐총공사(CBPMC)의 전 세계 화폐 제조비율은 수년 전까지 0%대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약 30%까지 늘었다고 영국 화폐 제조업체 드라루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현금이 필요 없는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된 중국에선 한때 가동을 중단하거나 운전면허증 등을 제조하며 연명하는 조폐 공장이 많았지만 2~3년 새 상황이 급변했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참여 국가들의 화폐 제조 위탁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2015년에 네팔이 루피 지폐 제조를 위탁한 것을 시작으로 태국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등 일대일로 참여국들이 줄지어 화폐 제조를 의뢰해왔다.

최근에는 인도 브라질 폴란드 등도 중국에 화폐 제조를 요청하고 있다. CBPMC 관계자는 “화폐 제조를 위탁한 국가들은 알려진 것보다 더 많지만 국가 안보 문제 때문에 이를 공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세계 화폐 제조는 위조지폐 방지 기술을 보유한 영국, 독일 등이 100년 이상 시장을 이끌어오다 지금은 주도권이 한국 중국 등으로 넘어온 상태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