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 리튬전지 핵심기술 개발 이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최규하)이 차세대 이차전지 연구를 통해 친환경 전기자동차 보급을 앞당길 대형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이끌게 됐다.

KERI는 이상민 전지연구센터장(사진)이 차세대 리튬금속 이차전지 핵심원천 기술 국가연구개발사업 단장으로 선임됐다고 9일 발표했다.

해당 연구 과제는 ‘전기자동차용 차세대 리튬금속 이차전지 핵심원천 기술 개발’이다. 한국전기연구원이 주관하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 전자부품연구원이 협동 연구기관으로 참여한다. 총괄 연구 책임을 이 센터장이 맡는다. 2023년 2월까지 총 55개월간 진행되며 연구개발비 약 243억원이 투자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전지는 음극재로 ‘흑연’을 사용한다. 양극재·분리막·전해질 등과 함께 리튬이온전지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음극재는 충전 시 리튬이온을 저장해뒀다가 이를 방출함으로써 전기를 발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흑연 전극은 사이클 수명이 우수하고 음극활물질이 지녀야 할 조건인 안정성과 낮은 전자 화학 반응성 등을 갖춘 재료로 손꼽히지만, 용량이 작아 충·방전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또 전 세계 흑연의 약 70%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리튬금속은 이 흑연을 대체하기 위한 것으로 리튬이온전지의 에너지 용량을 끌어올릴 차세대 음극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음극 물질 중에서 구동 전압이 가장 낮고, 흑연 음극보다 용량이 10배 정도 우수하다.

이미 일본과 미국 등 이차전지 선진국에서는 리튬금속 음극을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이자전지 개발을 위해 정부 주도로 거액의 연구비를 투자해 기술선점을 노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6년부터 총 5000만 불(약 560억) 규모로 ‘Battery 500’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일본도 올해 자동차 및 전지 업체가 차세대 리튬전고체 전지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 리튬금속을 오랫동안 적용하기 위한 연구시도가 있었지만 규모가 작았고 안전성과 장기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이번 정부 주도 대형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성능 한계를 뛰어넘는 고효율·고성능 차세대 이차전지의 개발이 가능하게 됐다.

연구 책임자인 KERI 이상민 센터장은 “리튬금속 원천기술개발은 파급력이 큰 만큼 기술적 난이도가 매우 높은 기술”이라며 “국내 최고 전문가들과 협심해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고 성공적인 과제 수행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