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한 비트메인 대표가 후오비 카니발 컨퍼런스에서 강연하고 있다.
우지한 비트메인 대표가 후오비 카니발 컨퍼런스에서 강연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암호화폐) 채굴업체 비트메인의 우지한 대표는 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블록체인 컨퍼런스 ‘후오비 카니발’에 강연자로 나서 “비트코인캐시(BCH)의 블록 크기 논란은 무의미하다“고 언급했다.

비트코인은 블록 크기와 트랜잭션 용량이 작고 속도가 느리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우 대표는 이러한 비트코인의 단점을 대폭 개선해 업그레이드 버전인 비트코인캐시를 만들었다. 하지만 블록 크기가 커지면 블록체인의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등의 문제점이 남았다. 비트코인캐시 역시 블록 크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비트코인캐시의 단점으로 지적된 큰 블록 크기에 대해 “각자 생각에 따라 (블록 크기를) 늘리고 싶은 사람은 늘리고, 줄일 사람은 줄이면 된다. 너무 소모적 논쟁을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의미 없는 논쟁보다는 블록체인 기술혁신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우 대표는 “기술혁신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무허가성(Permissionless-ness)”이라며 “혁신에 걸림돌이 되는 일이 없도록 자유로운 환경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 사례로 비트코인캐시의 ‘오프리턴(OP_Return)’을 들었다. 오프리턴은 거래 결과를 기록하기 위한 스크립트다. 지난 5월 비트코인캐시는 오프리턴 트랜잭션 용량을 늘리기 위해 하드포크를 단행했다.

오프리턴 트랜잭션 용량을 늘리면 블록체인에 기록할 수 있는 데이터의 크기가 늘어나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하드포크는 기존 블록체인 기반으로 호환 불가능한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드는 작업이다.

우 대표는 “비탈릭 부테린 역시 같은 문제를 겪었지만, 기존 오프리턴 트랜잭션 용량의 한계를 느끼고 이더리움(ETH)을 만드는 것을 택했다”면서 “비트코인 트랜잭션 용량을 늘리는 대신 이더리움을 구축한 것은 낭비”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트코인캐시는 트랜잭션 용량을 늘리면서 자유롭게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덕분에 블록프레스(BlockPress), 웜홀(Wormhole), BitDB등 많은 프로젝트들이 플랫폼으로 활용하게 됐다”고 했다. 비트코인캐시는 플랫폼과 커뮤니티 모두 혁신을 옹호해주는 분위기임을 역설한 우 대표는 “앞으로도 낮은 트랜잭션 수수료를 유지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객원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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