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통 4.0 시대' 선두두자… 허마셴성 경쟁력은 빅데이터
알리바바의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인 허마셴성(盒馬鮮生·사진)의 중국 내 인기가 뜨겁다. 허마셴성은 전자상거래 기업 JD닷컴의 물류 총괄 출신인 호우이가 2015년에 창업한 신선식품 전문 서비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이듬해 상하이에서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장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매장당 효율은 기존 마트보다 3~5배, 매장당 소비자 1인당 평균 구매 빈도는 월 4.5회 이상으로, 특히 더 좋은 품질과 더 좋은 경험을 원하는 25~35세 기혼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인기의 밑바탕에는 빅데이터가 있다. 허마셴성에서는 처음부터 빅데이터 수집을 위해 알리페이나 허마셴성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으로만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티몰, 타오바오 등 알리바바의 기존 온라인 플랫폼에서 쌓은 빅데이터와 허마셴성 자체 빅데이터가 합쳐지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알리바바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허마셴성의 입점 지역 상권을 분석해 그 수요에 맞춰 재고 관리와 상품 구성을 하고 심지어는 푸드코트에서 만드는 메뉴, 향신료, 소스 등도 차별화하고 있다.

또한 진열대에서 상품이 빠지는 것을 수시로 파악해 어느 요일, 어느 계절, 어느 지역에서 어떤 물건이 얼마큼 팔리는지 빅데이터로 수집한 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농가에 주문하고 있다. 채소와 과일 코너에는 ‘오늘 수확한 가장 신선한 식품’이라는 뜻의 ‘일일선(日日鮮)’이 자리잡고 있다. ‘월요일의 채소’ ‘화요일의 과일’ 등 요일별로 당일 새벽 산지에서 직송된 신선식품이다. 속여 팔지 않기 위해 포장지 색상도 매일 바꾼다. 이런 신선식품은 농가와 직접 계약해 필요한 물량만큼만 수시로 발주하다 보니 재고가 거의 남지 않게 됐고, 유통 비용의 많은 부분 중 하나인 재고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항저우 허마셴성에는 수산물 코너와 신선 채소, 과일 코너가 매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매장 중앙에 있는 대형 수족관에는 보스턴산 랍스터, 러시아산 킹크랩, 노르웨이산 연어, 노르망디산 굴 등이 가득하다. 펄떡이는 랍스터(500g) 한 마리 가격이 미국에서 먹는 것보다 더 싸다고 한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유통 혁명과 물류 혁신으로 “해산물을 싸고 신선하게 먹기 위해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단순한 가치 전달 통로로서의 유통이 아니라 유통 자체가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유통 4.0시대로 맹렬하게 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렇다 보니 중국 부동산시장에 ‘허세권’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허세(虛勢)가 아니라 허세(盒區, 허취팡: 盒房)다. 알리바바의 신선식품 전문매장 허마셴성의 배달 가능한 권역(매장 반경 3㎞ 이내)을 의미한다. 허마셴성이 인기를 끌면서 작년에 등장한 용어다.

中 '유통 4.0 시대' 선두두자… 허마셴성 경쟁력은 빅데이터
최근 한국 마트가 중국에서 철수한다고 한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로 인한 중국의 반한 감정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하지만 과연 사드 때문만일까? 우리 집 앞 마트는 내 데이터에 기반해 어떤 가치를 내게 전달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전창록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