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리딩사이어(Leading Sireㆍ우수씨수말) ‘메니피’
한국 리딩사이어(Leading Sireㆍ우수씨수말) ‘메니피’
한국마사회가 자체 개발한 유전자기술 케이닉스(K-NICKS)는 마사회의 히든카드 중 하나다.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또 하나의 수익 창출 산업이라는 게 자체 평가다.

케이닉스는 유전자 정보를 활용해 경주마를 선발하고 교배하는 프로그램으로 2015년 개발됐다. 마사회는 지난해 11월 케이닉스를 통해 선발된 마사회 소유 1마리와 생산농가가 소유한 2마리 등 국산마 3마리를 미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

케이닉스 기술을 통해 마사회는 말의 잠재력을 유전자를 통해 파악하고 우수한 경주마를 선발한다.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는 씨수마를 육성해 한국 경마를 선진화할 수도 있다. 마사회는 케이닉스를 토대로 지난 2년간 주요 미국 경매시장 자료 분석을 통해 유전체 육종가와 낙찰가의 상관관계를 규명했다. 이를 통해 국산 경주마 생산농가의 소득창출을 돕고 해외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수출되는 말들은 미국 플로리다 육성전문 목장에서 육성조교 후 2세마 경매 시장에 팔린다. 지난해 미국 OBS(Ocala Breeder’ Sales·미국의 대표적 2세마 경매시장) 4월 경매에선 평균낙찰가가 90만달러(약 10억원)였고 최고가는 245만달러(약 27억4400만원)에 달했다.

지난 6월 미국 처칠다운스 경마장에서 열린 ‘애리스타이드 스테이크스’에선 케이닉스 사업을 통해 선발된 경주마 ‘미스터 크로우’가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에서 ‘라이징스타’로 추켜세운 미스터 크로우는 지난 일곱 번의 출전에서 우승 세 번과 준우승 두 번을 기록했다. 지금의 기세를 유지한다면 ‘경마 올림픽’으로 불리는 브리더스컵에도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또 해당 경주에서 우승할 경우 씨수마의 가치를 인정받아 몸값이 적게는 50억원에서 많게는 200억원까지 뛸 것으로 보인다.

이진우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해외종축사업팀장은 “케이닉스로 선발된 14년생 출전마 6두 중 2두가 최우수마를 선발하는 그레이드(grade) 경주에서 입상하는 등 고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한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경주마 개량 시스템을 구축해 국산마를 급속히 개량한 뒤 수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