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는 롯데JTB 신임 대표에 박재영 영업부문장(사진)을 단독대표로 선임했다고 1일 발표했다. 롯데JTB는 롯데와 일본 최대 여행기업 JTB의 합작으로 2007년 설립된 여행 관광 전문회사다. 롯데JTB는 롯데와 JTB 간 파트너십이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해 양사 합의로 기존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종료하고, 단일 대표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 13층 VIP 라운지가 1일 프랑스 화장품 입생로랑(YSL) 브랜드 행사장으로 바뀌었다. 메이크업 시연, 가상현실(VR) 체험, 재즈 음악 콘서트 등을 즐기는 사람들로 행사장은 가득 찼다. 롯데면세점이 중국 일본 대만 등 해외에서 불러모은 VIP 고객들이었다. 사흘간 열리는 행사에 해외에서만 2000여 명이 초청됐다. 국내 면세점 행사 중 역대 최대 규모다.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입생로랑 브랜드 행사를 국내에서 처음 하게 돼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됐다”며 “앞으로 더 많은 브랜드와 다양한 행사를 해 롯데면세점 고객만 누릴 수 있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롯데, 입생로랑 세계 판매 1위이날 행사는 국내 1위 면세 사업자의 자존심을 내건 ‘반격’이다. 전날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내 면세점 세 곳을 자진 반납하면서 약해진 입지를 다지기 위한 첫 번째 전략으로 롯데는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협업) 행사’를 택했다.화장품 체험 행사는 최근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화장품을 뜻하는 영어 단어 ‘코스메틱’과 마니아를 뜻하는 ‘덕후’의 합성어 ‘코덕’이란 말까지 생겼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면세점과 ‘K뷰티’ 산업을 보유한 한국은 ‘코덕의 성지’로까지 불린다. 국내 면세점 매출의 약 60~70%도 화장품에서 나온다.입생로랑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1위 화장품 기업 로레알은 이런 점에 주목했다. 올초 파리 로레알 본사에서 첫 번째로 ‘입생로랑 뷰티 호텔’ 브랜드 홍보 행사를 연 뒤, 두 번째 장소로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을 택했다. 입생로랑이 유통 기업과 처음 하는 브랜드 행사다. 에밀리 콜맨 로레알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임원은 “‘한류 스타가 입생로랑 틴트를 사용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매출이 급증했다”며 “롯데면세점이 가장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면세점에서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박소미 롯데면세점 화장품 담당 상품기획자(MD)는 “다른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도 처음 시도되는 이번 화장품 브랜드와 면세점 간 협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행사를 더 마련해 롯데면세점의 차별화 포인트로 삼겠다”고 말했다.◆“면세점 파이 더 커질 것”그동안 롯데면세점은 ‘태풍의 눈’이었다. 연 매출 약 8000억원 규모의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자리를 신세계면세점에 넘겨준 뒤 업계에선 “롯데가 매출 만회를 위해 대규모 할인, 따이궁(중국 보따리상) 유치 수수료 인상 등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면세점 간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컸다.이런 예상은 증시에까지 영향을 줬다. 지난달 호텔신라 신세계 HDC 등 면세점 기업 주가가 줄줄이 20% 안팎 급락하기도 했다. 면세점 수익성이 급락할 것을 투자자들이 크게 우려한 탓이다. 국내 면세점 매출이 지난 3월 정점을 찍고 조금씩 떨어진 영향도 있다. 면세점 매출은 3월 15억6008만달러에서 6월 14억1731만달러로 석 달 만에 약 9% 감소했다. 증권가에선 “파이가 커지지 않는데, 나눠 먹기 경쟁은 심해져 실속이 없을 것”으로 봤다.하지만 롯데면세점이 출혈 경쟁을 자제하고 ‘파이 키우기’에 나서면서 업계는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시내면세점 관계자는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규제가 아직 풀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면세점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게 증명됐기 때문에 앞으로 유커가 복귀하면 면세점 매출은 급격히 늘 것”으로 내다봤다.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폭염으로 채소값이 크게 오르면서 포장김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배추 도매가격은 지난 7월 평균 가격이 포기당 2700원대로 평년보다 약 30% 올랐다. 원재료값이 오르면서 G마켓에서 지난 6~7월 포장김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품목별로는 총각김치(175%), 동치미와 나박김치(141%), 백김치(60%), 열무김치(32%) 순으로 판매 증가율이 높았다. 배추, 무 가격 상승으로 ‘여름 김장’을 하지 않고 포장김치를 사서 먹는 가정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포장김치는 여름이 성수기다. 김장김치가 다 떨어지는 6~9월 사이의 판매량이 전체의 45%를 차지한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둔 데다 캠핑, 나들이, 레포츠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수요도 늘어난다. 보관과 이동이 편하기 때문에 해외 여행객들도 캔이나 용기에 든 포장김치를 많이 찾는다. 이처럼 여름철 포장김치 판매가 늘면서 국내 포장김치 시장 규모는 2015년 1482억원에서 지난해 2097억원으로 커졌다.올해는 폭염으로 인한 농수산물 가격 상승으로 포장김치 판매량이 급증했다. 대상 종가집 관계자는 “폭염이 지속된 7월에 전년 동기 대비 17%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며 “여름철 하루 평균 생산량을 70t 수준에서 100t으로 늘렸다”고 말했다.여름철 소비가 증가하면서 업체들은 별미 김치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은 배추김치처럼 집에서 직접 담그기 쉬운 김치보다는 레시피가 복잡하고 재료를 손질하기 어려운 김치를 구매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지난해 대상 종가집의 배추김치 판매는 2년 전보다 7.3% 늘어난 데 비해 별미 김치 판매는 16.5% 증가했다. 열무김치를 비롯해 깍두기, 파김치, 갓김치, 오이소박이, 백열무 물김치, 나박김치, 동치미, 보쌈김치 등이 별미 김치에 속한다. 1~2인용 소용량 제품, 재료를 맞춤형으로 선택해 만드는 ‘나만의 김치’ 등 차별화한 제품도 나왔다.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옛날 대만 광부들이 먹던 도시락을 아시나요.”최근 ‘이색 도시락’이 잘 팔리고 있다. 1인 가구가 늘며 간편식 수요가 크게 증가한 동시에 특이한 경험을 하고 싶어하는 욕구도 커진 덕분이란 분석이다.신세계푸드는 6월27일 출시된 ‘프레시클럽 여행 도시락’이 한 달 만에 2만8000개가 팔렸다고 1일 발표했다. 이 상품은 대만식 광부도시락(사진)을 비롯해 일본식 야키토리 도시락, 남도식 떡갈비 도시락, 서울식 불낙볶음 도시락 등 4종류다. 판매 실적은 △광부도시락 6600개 △야키토리 도시락 7300개 △불낙볶음 도시락 6700개 △떡갈비 도시락 7600개 등이다.이 가운데 광부도시락은 시간이 갈수록 더 잘팔리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도시락은 대만 진과스 지역 명물을 벤치마킹한 제품. 광부들이 일하면서 먹기 위해 스테인리스 도시락통을 보자기로 싸 들고 다녔고, 이게 명물이 됐다. 지금은 현지에 전문 도시락 가게도 생겼을 만큼 인기다. 주로 돼지고기 튀김을 밥에 얹는 식의 메뉴를 갖췄다. 이를 본떠 광부도시락도 돼지목살 청경채 배추 숙주나물 계란 등으로 구성했다. 가격은 5000원.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도시락을 편의점이 아니라 이마트에서만 팔았는데도 이 같은 판매 실적을 거둔 것은 이례적”이라며 “폭염에 불로 요리하기를 꺼리는 사람이 많은 데다 장을 보러 온 주부들이 국내외 여행 경험을 추억하며 산 것 같다”고 말했다.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