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밤 소비자들로 붐비고 있는 이마트 고양 풍산점. /이마트 제공
지난 24일 밤 소비자들로 붐비고 있는 이마트 고양 풍산점. /이마트 제공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냉방시설이 잘 갖춰진 대형마트, 백화점, 쇼핑몰 등에 사람이 몰리면서 유통업체들이 올초 축소한 점포 영업시간을 다시 늘리는 등 ‘폭염 특수 잡기’에 나섰다.

이마트는 다음달 19일까지 전국 143개 점포 중 66개 점포의 영업 종료 시간을 점포에 따라 30분~1시간 늦춘다고 25일 밝혔다. 성수점, 은평점, 월계점 등 63개 점포 폐점 시간은 기존 밤 11시에서 11시30분으로 변경된다. 또 보령점, 펜타포트점(천안) 등 두 개 점포는 밤 10시에서 11시로, 동해점은 10시에서 10시30분으로 연장된다. 개점 시간은 대부분 아침 10시로 변동이 없다.

이마트가 심야 연장 영업에 나선 것은 방문객이 늘고 매출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대야 특수… 이마트, 야간영업 연장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기 전인 이달 3일부터 12일까지 9영업일간(의무 휴업일 제외) 이마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날씨가 좋을 땐 사람들이 쇼핑보다 여행을 떠나거나 나들이에 나서길 선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이마트몰), 창고형 할인점(트레이더스) 등을 제외한 이마트 매장에서 나오는 매출은 8.4% 감소했다.

그러나 폭염이 시작된 13일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이마트 매장 매출(13~21일)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온라인과 트레이더스까지 합하면 매출 증가율은 4.6%에 달했다. 서울 최고 기온이 30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 심야에도 마트를 찾은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이마트는 분석했다. 선풍기, 에어컨 매출이 각각 40% 이상 급증했고 수박(매출 증가율 31%), 생수(5.3%) 등 식품 매출도 크게 늘었다.

백화점도 상황이 비슷했다. 롯데백화점이 18일부터 24일까지 매출을 집계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 정기세일이 15일 끝난 직후인데도 증가폭이 컸다. 이 기간 구매자 수는 13.9% 늘었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방문객 수는 약 20%, 소비자 체류시간은 한 시간가량 증가했다”고 전했다.

유통업계에선 초·중·고교 방학이 시작되는 이번주부터 매출이 더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 소비자 방문이 특히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도 대대적으로 시작했다.

현대백화점은 ‘백캉스족’(백화점에서 바캉스를 보내는 사람) 체험전을 27일부터 진행한다. 판교점이 다음달 5일까지 애니메이션 캐릭터 ‘도라에몽’ 모형 100개를 곳곳에 전시한다. 도라에몽 임시 판매 매장도 설치한다. ‘추억의 오락실’도 운영할 예정이다. 울산점과 대구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은 어린이 직업 체험전 ‘키자니아 고’ 행사를 한다.

복합쇼핑몰 롯데몰 은평점에선 어린이 스포츠 프로그램을 대거 선보인다. 이 쇼핑몰 유아 전용 수영장 ‘키즈 스플래쉬’에선 생존수영을 가르친다. 풋살 경기장에선 유소년 축구교실이 열리고, 영어로 농구를 배우는 ‘영어 농구’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롯데백화점은 다음달 9일까지 ‘비치 웨어 페스타’를 진행한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