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미국과 유럽에 이어 통화 긴축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인 뒤 주요국 국채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3% 수준까지 다시 상승했고, 일본 국채 금리는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日 긴축說에 금리 '화들짝'… 美 국채 10년물 年 3% 근접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3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6주 만에 가장 높은 연 2.96% 선까지 치솟았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금리)은 글로벌 채권시장의 기준 지표로 각국 시장금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날 미국뿐만 아니라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도 연 0.40%로 0.03%포인트 올랐고 영국 10년물 금리는 연 1.27%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이 요동친 것은 일본은행(BOJ)이 제로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을 막고자 정책금리를 올리기 위한 긴축 논의를 시작했다는 소문 때문이다. 미 중앙은행(Fed)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해 채권값이 약세(금리 상승)인 상황에서 일본의 긴축 움직임은 글로벌 금리 상승세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달 양적 완화 종료 계획을 발표하고 국채 매입 규모를 줄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 채권 금리 급등에 앞서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국시간 23일 하루 사이 0.05%포인트 뛰어 연 0.08%대로 올라섰다. 2016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일본 국채는 24일에도 장중 한때 0.09%대(10년물 금리)까지 상승했다.

글로벌 시장금리 오름세로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미 국채 금리는 지난 5월 Fed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 등으로 연 3% 선을 돌파했으나 글로벌 무역전쟁과 신흥국 자금 이탈로 자금이 다시 미 국채로 몰리면서 연 2%대로 내려앉았다. 찰스 코미스키 캐나다 노바스코티아은행 채권부문장은 “Fed는 (일본은행과 달리) 채권 금리를 받쳐주지 않을 것이란 우려로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외면하면, 채권값 대세 하락(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