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절미·녹차 발라 먹어요… 스프레드 바람
누텔라는 이탈리아 식품회사 페레로가 1940년대 만든 잼이다. 초콜릿에 헤이즐넛을 섞어 빵이나 크래커 등에 발라 먹는 ‘스프레드’ 형태다. 전 세계에서 연간 10조원 이상 팔리며 ‘악마의 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국의 누텔라’를 꿈꾸는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식품업계에 스프레드 열풍이 불고 있다. 푸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쿠캣은 지난해 녹차아몬드, 쿠키앤밀크, 인절미(사진) 등 ‘발라즈’ 3종을 내놨다. 찹쌀떡을 세계 최초로 스프레드에 넣어 만든 인절미 스프레드(사진)는 콩가루에 초콜릿이 더해진 한국적인 맛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대만 싱가포르 몽골 태국 등 아시아에 10만 개 이상 수출됐고, 롭스 등 주요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에 입점하기도 했다. 올 들어 대상그룹의 과일 가공 전문 브랜드 복음자리는 녹차에 바삭한 초코쿠키를 넣은 ‘그린티·초코쿠키 스프레드’를 내놨고, 설빙도 ‘인절미 스프레드’를 출시했다. 차 브랜드 티젠도 홍차와 녹차를 활용한 스프레드를 개발했다.

스프레드가 20~30대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1인 가구 증가와 연관이 많다는 분석이다. 스프레드로 만들면 일반 잼보다 다양한 맛을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고, 보관 기간도 길어진다. 뜨거운 우유에 넣어 ‘녹차라테’ ‘콩가루라테’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빵으로 식사를 대체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민 1인당 연간 빵류 소비량은 90개로, 2012년(78개)보다 12개 늘어났다. 하루에 섭취하는 식품 순위에서도 빵은 21위에서 15위로 올라섰다.

이문주 쿠캣 대표는 “젊은 층의 간편식 소비 성향과 한국식 맛을 결합해 ‘발라먹는 떡’을 콘셉트로 한 인절미 스프레드가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