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국민 불안 해소 위한 예방 차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혈압치료제 원료 '발사르탄'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확대한다.

중국 제지앙화하이(이하 화하이)가 제조한 발사르탄에서 발암 가능 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된 데 대한 후속 조치다.

화하이가 아닌 다른 제조업체에서 생산한 발사르탄에서도 NDMA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의약품의 안전성을 명확히 점검하기 위해서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최근 발사르탄을 수입하는 국내 업체 13곳에 안전성 검사 결과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중국의 화하이 외에 다른 곳에서 발사르탄을 수입하는 국내 업체에 NDMA 검출 여부 및 분석결과 등을 알려달라고 요구했다"며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예방 차원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식약처의 이번 조치는 중국의 화하이가 제조한 발사르탄 원료에서 발암 가능 물질 NDMA가 검출된 후 국민 불안이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수입 원료의약품에 대한 안전성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장기육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고혈압 치료제는 오랜 기간 꾸준히 먹어야 하는 약인데 이번 사태로 약 복용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될까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중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의약품에 대한 보건당국의 자체 검토를 통해 국민의 의구심을 해소해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특히 NDMA가 발사르탄의 제조공정에서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 것도 이번 조치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에 따르면 화하이의 NDMA는 제조공정의 변경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원료의약품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특정 용매와 만나 NDMA라는 불순물이 생성됐다는 것이다.

다른 업체에서도 화하이와 비슷한 공정으로 발사르탄을 제조했을 경우 NDMA가 생성됐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식약처가 원료의약품의 제조공정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다만 식약처는 NDMA 등 불순물이 발생했다는 게 아니라 '예방' 차원의 조치라는 점을 재차 명확히 했다.

현재 식약처는 화하이의 발사르탄이 사용된 고혈압 치료제 115개 제품을 판매 중지하고 안전성 검사를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