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가전제품 부품 모듈화에 본격 나섰다. 1%에도 채 못 미치는 가전사업의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모듈화를 통해 삼성전자 공장은 물론 협력 업체들의 공정 혁신을 이끌어 낸다는 구상이다.

1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에 최근 ‘모듈러 기반 업무추진 태스크포스(TF)’가 설치돼 활동에 들어갔다. 이재승 생활가전 개발팀장(부사장)을 중심으로 수십 명이 참여하고 있다. 모듈화가 가능한 부품들을 분류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공정 혁신 계획을 짜는 것이 임무다.

모듈화는 주요 부품들을 덩어리로 뭉쳐서 제작한 뒤 나중에 조립하는 생산 방식이다. 냉장고를 예로 들면 컴프레서를 돌려 냉기를 만드는 구동계, 냉기를 냉장고 내부에 순환하고 악취를 빼내는 순환계, 전체 냉장고 외관과 문 등이 각각 하나의 모듈이 된다. 냉장고 하나에는 모델에 따라 200~400여 가지 부품이 들어가지만 모듈화를 하면 모듈 4~5종류를 조립하면 된다. 동일한 모듈을 여러 모델에 동시에 적용할 수 있어 재고 관리가 쉽고 생산비도 낮아진다. 하지만 제품 기획 단계부터 모듈화를 염두에 두고 설계해야 하는 등 준비할 것이 많다. 협력 업체들도 모듈화에 맞춰 부품을 일정 수준까지 조립해 납품해야 한다.

삼성전자 TF는 올해 안에 모듈화 적용 제품들을 선정해 구체적인 적용 로드맵을 세울 계획이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21조6490억원, 영업이익은 1490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0.7%에 그쳤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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