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중국 기업의 디폴트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란 시장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6일 경제 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상하이증시에 상장된 대형 에너지 기업인 윈타임에너지가 전날 만기가 닥친 15억위안(약 2500억원)의 단기 채무를 상환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윈타임에너지의 디폴트 규모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달 말까지 45억9000만위안의 채권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윈타임에너지와 자회사들이 지금까지 발행한 채권은 5억달러어치의 달러 채권을 포함해 274억위안(약 4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중국 채권시장에서 최대 민간 에너지 업체 화신에너지의 296억위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액수다.

올 들어 디폴트를 선언한 중국 기업은 모두 24곳에 이른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공모채권과 사모채권 디폴트 규모는 663억위안(약 11조1100억원)으로 전체 채권의 0.39%를 차지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 기업이 발행한 공모채권에서 발생한 디폴트는 165억위안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16년 207억위안의 80%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중신증권은 “2016년의 디폴트 사태는 주로 국유기업의 과잉 생산이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올해는 대부분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민간 부문에서 발생했고 다양한 업종에 걸쳐 있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사들이 전례 없이 많은 중국 기업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회사채 디폴트 공포가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국 신용평가회사 다궁은 올해 13개 기업의 신용등급을 낮췄고 10개 기업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성신과 롄허 등 다른 신용평가사들도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중국청신의 리스 국장은 “올 들어 기업 수익이 나빠졌고 경제 성장 둔화로 향후 개선되지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은행이 은행처럼 대출하는 섀도뱅킹(그림자금융)에 대한 단속이 이어지는 한 채권 차환 발행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다가 회사채 금리까지 상승하고 있어 국유 은행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민간기업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상환에 더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중국 회사채 금리의 기준이 되는 AA- 등급 회사채 금리는 최근 연 6.99%까지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의 통상전쟁이 본격 시작되면서 중국 기업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