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서 분사한 에스엔시스, 47兆 선박평형수 시장 노린다
삼성중공업에서 지난해 9월 분사한 에스엔시스(S&SYS)가 미국 선박평형수 처리시스템 형식승인을 취득했다. 선박평형수는 선박의 무게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배 안에 채워 넣는 바닷물을 말한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로 선박평형수 처리설비 시장 규모는 2024년에는 4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배재혁 에스엔시스 사장(사진)은 “한국 업체 중 두 번째로 지난 15일 미국 해안경비대(USCG) 선박평형수장치 형식승인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바닷물인 선박평형수에는 출항지의 조개류와 플랑크톤 등 외래 해양 생물이 포함돼 항해를 마친 뒤 버려진 곳의 해양생태계를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IMO는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새로 건조하는 국제 항해용 선박에 대해 선박평형수를 살균할 별도의 처리장치를 의무적으로 장착하도록 했다. 운항 중인 선박도 2024년 9월까지 선박평형수 처리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선박평형수 처리설비는 전기 분해와 자외선 투사, 화학약품 처리 등의 방식을 통해 평형수 내 미생물을 살균한다.

미국은 자국 해양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2014년부터 선박평형수 처리설비를 의무화하고 있다. 미국 입항 선박은 미국 형식승인을 받은 선박평형수 처리설비를 설치해야 하는 구조다. USCG가 맡고 있는 형식승인은 운전정비시험 등 시험 절차가 까다로워 미국과 중국 등 7개 제품만 승인을 받았다. 국내에선 테크로스에 이어 두 번째다. 에스엔시스는 이미 IMO 승인을 취득해 400척의 선박에 선박평형수 처리설비를 공급했다.

에스엔시스는 이번에 미국 승인을 통과한 선박평형수 처리설비가 전기 분해 방식으로 별도의 화학 제품 및 부속품이 필요 없어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배 사장은 “선박평형수의 0.5% 이하로 살균물질을 생성해 효율이 높고 장비도 소형화했다”며 “설치 장소 제한이 없어 선박 공간활용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에스엔시스는 삼성중공업 기전팀 팀장(상무)이었던 배 사장과 팀원 등 100여 명이 삼성중공업에서 분사해 설립했다. 배 사장은 “삼성SDI와 함께 개발하던 선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를 비롯해 육상용 변압기, 배전반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