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가운데)이 21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현안인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제공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가운데)이 21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현안인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제공
“최저임금과 근로시간을 둘러싼 갈등과 저성장 위기를 노사가 한 발씩 양보하는 사회적 대타협으로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21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제주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다음달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법 위반 사업장의 처벌이 유예되는 계도기간을 올 연말까지 6개월 두기로 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도 했다. 전날 당·정·청이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현실에 맞게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적용해 달라고 건의한 내용을 전격 수용한 것에 대한 긍정적 평가다.

박 회장은 또 정부가 정책을 집행하는 데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최저임금이 인상된 데 이어 근로시간까지 급격히 단축되면 중소기업뿐 아니라 전체 산업이 경쟁력을 상실할 우려가 높다”는 이유였다. 박 회장은 근로시간 단축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선진국처럼 노사가 합의하면 특별연장 근무를 허용하고, 탄력근무 시간제 단위기간을 현행 최대 3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하는 등 충격흡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타협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회장은 “노사갈등이 심각했던 스웨덴은 1938년 노사정이 한자리에 모여 조금씩 양보해 임금과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 선진국으로 거듭났고, 독일도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하르츠개혁을 통해 ‘유럽의 병자’에서 ‘제조혁신 강국’으로 변신했다”며 타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런 면에서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거부하는 것은 책임있는 경제주체의 자세로 볼 수 없다”며 조속히 협상테이블로 복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중소기업계는 △노동계의 장외투쟁 즉각 중단 및 최저임금위원회로의 조속한 복귀 △내년도 최저임금의 합리적 수준 결정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한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등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신정기 중기중앙회 노동인력특별위원장은 “임금 지급 능력이 한계에 달한 생계형 자영업자나 영세 중소기업의 현실과 업종별 영업이익을 반영한 최저임금의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실업률 증가, 일자리 감소 등을 극복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사회적 타협을 통한 구조개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제주=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