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세아제강과 TCC동양이 현지 생산 품목에 대해 관세 적용을 예외해 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25%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올해 대미 수출 물량을 263만t(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으로 제한하는 쿼터를 수용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제강 미국법인(SSUSA)은 지난달 유정용강관 튜빙·케이싱 등 14개 품목에 대해 13만5000t의 관세 부과를 제외해 달라는 신청서를 미 상무부에 제출했다.

美서 공장 돌리는 세아제강·TCC동양… 미국 상무부에 철강 관세 제외 요청
SSUSA는 미국 내 원유·가스 굴착 설비 증가로 유정용강관 수요가 늘고 있어 일부 제품의 수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SUSA는 세아제강에서 유정용 강관을 수입하지 못하면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아제강이 2016년 텍사스주 휴스턴에 1억달러를 투자해 인수한 SSUSA는 현지 직원 178명을 고용하고 있다. SSUSA는 “관세 적용 예외를 받지 못하면 2500만달러 규모의 휴스턴 신규 제강공장 투자 계획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TCC동양의 미국 합작법인 OCC도 미 상무부에 냉연강판 3만6000t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건의했다. OCC는 포스코 냉연을 원자재로 수입해 미국에서 음료용 캔 등으로 쓰이는 석도강판을 생산한다.

미 상무부는 지난 3월부터 “현지에서 충분한 양과 품질을 생산하지 못하거나 국가 안보상 필요성이 있는 철강 품목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며 신청을 받고 있다. 품목 제외를 받지 못하면 철강 쿼터 내에서만 수출이 가능하다. 미 상무부는 지금까지 품목 제외를 한 건도 승인하지 않았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