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가 지급결제수단으로서 신용카드를 대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진단이 나왔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15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의에서 한국신용카드학회가 ‘가상화폐가 신용카드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가상화폐는 결제 인프라가 부족한 데다 가격 변동성이 크다”며 “거래 취소도 용이하지 않아 지급결제수단으로 확산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거래 승인속도 측면에서도 지급결제수단이 되기엔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신용카드의 일평균 결제건수는 3129만건(지난해 상반기 기준)인데 비해 비트코인은 초당 7건씩 승인돼 하루에 최대 60만건만 처리된다.

그럼에도 업계 차원에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명식 한국신용카드학회장은 “현금 결제만 하던 시절을 지나 신용카드가 주요 결제수단이 됐듯, 가상화폐가 결제수단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건희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도 “당장 가상화폐가 지급결제수단으로 확산되긴 힘들겠지만 향후 폭발적으로 확산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상화폐의 기반인 블록체인 기술을 신용카드사업에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윤종문 여신금융협회 박사는 “신용카드 사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보안 및 규제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포인트 및 부과서비스 관리나 가맹점 등록 등에서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