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참나무 목통에 숙성한 증류소주 ‘일품진로’가 원액 부족으로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하이트진로가 ‘일품진로1924(사진)’를 출시하기로 했다. 하이트진로는 100% 증류 소주 일품진로1924를 오는 12일 내놓고 프리미엄 소주 시장 확대에 나선다고 7일 발표했다. 일품진로1924는 순쌀 증류원액을 사용했으며 숙성 기간은 약 6개월이다.

10년 숙성 원액 품귀현상… 일품진로 '1924'로 재탄생
일품진로는 주류업계에서 ‘비운의 술이 만든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진로는 1997년 경영난에 빠지기 직전 오크통에 술을 담가놓았다. 원래 1년간 숙성해 프리미엄 희석식 소주에 블렌딩하는 용도로 쓰려는 목적이었다.

2005년 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한 뒤 공장에 있던 수천 개의 오크통을 처리하기 곤란해지자 2년 뒤 고급 증류주로 출시한 게 일품진로다. 위스키처럼 도수가 높지 않으면서 맛과 향이 좋아 입소문으로 인기를 끌었다.

올 들어 10년 이상 숙성한 증류원액이 다 떨어지면서 하이트진로는 일품진로의 마트 판매를 중단했다. 서울 일부 음식점을 제외하고는 찾기 어려운 술이 됐다. 추가 생산을 위해 2014년 오크통에 넣은 원액은 이제 4년밖에 되지 않아 앞으로 5~6년은 더 지나야 일품진로를 맛볼 수 있다.

하이트진로는 일품진로의 브랜드 명성을 이어가고 프리미엄 증류주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일품진로1924’를 만들었다. 알코올 도수는 25도, 출고 가격은 9400원으로 일품진로와 같다.

하이트진로는 연내 고연산 제품을 출시하는 등 라인업을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