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세계 통상전쟁의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중국과 통상전쟁을 벌여온 미국은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 등 동맹국에서 수입하는 철강·알루미늄에도 ‘관세 폭탄’을 퍼붓기로 했다. EU 등이 즉각 보복에 나서기로 하면서 세계가 무역보복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조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월31일(현지시간) EU와 캐나다, 멕시코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1일 0시부터 이들 국가의 철강 제품에는 25%, 알루미늄 제품에는 10%의 관세가 붙는다.

EU는 7월1일부터 미국산 오토바이와 오렌지주스, 청바지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즉각 반발했다. 캐나다는 미국산 철강, 알루미늄 제품에 같은 관세를 매기기로 했고 요구르트와 위스키, 커피, 맥주 등에도 관세 부과 가능성을 거론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철강·알루미늄산업의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미국의 지도력만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