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대기업 근로자의 월급은 16.2% 올랐지만 중소기업 근로자는 4.9% 인상에 그쳤다.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대·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 격차까지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득주도성장이 大·中企 임금 격차 더 키웠다
3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8년 4월 사업체 노동력조사’를 보면 올해 1~3월 상용직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1인당 월평균 급여는 391만7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1% 증가했다.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대기업 근로자의 1인당 월급이 629만2000원으로 16.2% 증가했다. 반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4.9% 늘어난 335만8000원이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인상률 차이가 11.3%포인트에 이른다.

이 같은 차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작년 1분기엔 300인 이상 기업 근로자의 월급이 전년 동기보다 0.7% 감소했고 300인 미만 기업은 4.5% 증가했다. 2016년 1분기에도 300인 미만과 300인 이상 기업 근로자 월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 5.3% 올라 차이가 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 친노동 정책기조 등이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만 끌어올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16.4% 인상됨에 따라 임금 인상에 대한 노조 요구가 커졌고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서도 노조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다수 대기업이 신입사원 1호봉을 최저임금에 맞춘 뒤 각종 수당을 얹어주고 있어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면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 인상 효과만 커진다”며 “임금 인상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근로자와의 임금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는 건 예견된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올 1분기엔 상여금, 임금협상타결금 등 특별급여 인상분이 컸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