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못생겨도 잘 나간다… 슬리퍼도 인기 끈다
최근 패션업계의 인기 키워드는 단연 ‘슈즈’다. 옷은 루즈핏으로 자연스럽게, 신발은 개성 있는 것을 고르는 게 패션 트렌드가 됐다. 또 옷은 여러 벌을 사야 코디가 가능하지만 신발은 한 켤레만으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라는 분석도 많다.

명품 브랜드부터 스포츠 브랜드, 일반 캐주얼 브랜드까지 슈즈를 주력 상품으로 내놓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최근엔 투박하고 과장한 패션을 일컫는 ‘고프코어(Gorpcore)’가 유행하면서 밑창이 울퉁불퉁한 ‘어글리 슈즈’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날씨가 더워지면서 시원하고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슬라이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명품의 향기] 못생겨도 잘 나간다… 슬리퍼도 인기 끈다
트렌디한 어글리 슈즈

[명품의 향기] 못생겨도 잘 나간다… 슬리퍼도 인기 끈다
어글리 슈즈는 밑창(플랫폼)이 두툼하고 투박한 신발을 말한다. 투박한 밑창 부분에 여러 색을 섞어 넣거나 라인을 그려 넣은 디자인이 많다. 자연스럽게 키높이 효과도 낼 수 있다. 밑창이 도톰해서 오래 신어도 발이 편한 것이 특징이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끌로에는 스타일과 기능성을 모두 갖춘 ‘소니 스니커즈’를 다음달 새로 내놓는다. 끌로에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나타샤 램지-레비 디자이너가 처음 선보이는 신발이다. 여성의 자유와 역동성, 추진력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소니 스니커즈는 전체적으로 기울어진 형태로, 두 가지 색상이 믹스된 몰드 솔(밑창), 발등의 크로스-스트랩 장식이 특징이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하이톱 스니커즈와 클래식한 러닝 슈즈 두 가지 스타일로 나온다. 나일론, 스웨이드, 메시, 네오플랜 등 다양한 소재를 적용해 아름다운 형태를 잡았다. 발목 뒷부분에 고리 형태의 장식이 있어 신발을 쉽게 신고 벗을 수 있다.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스텔라 매카트니는 새로운 ‘이클립스 스니커즈’를 선보였다. 지난해 겨울 처음 출시한 이클립스 스니커즈는 대리석과 돌을 연상시키는 밑창과 풍부한 색감, 다양한 소재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년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는 새로운 색상으로 내놨다. 핑크, 옐로, 그린 등 화사한 레인보우 색상의 플랫폼이 돋보이는 ‘이클립스 레인보우 스니커즈’는 입고되자마자 큰 인기를 끌면서 한 달 만에 품절됐다. 스포티한 느낌의 레오파드 패턴 제품도 이번 시즌 새롭게 선보였는데, 핫핑크와 블랙&화이트 두 가지 색상으로 나왔다. 벨크로 매듭과 끈 매듭 등 두 가지 형태로 제작했다. 브랜드의 다른 제품과 마찬가지로 동물성 소재를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

디젤은 이번 시즌 통기성 높은 메시 소재로 제작한 경량 운동화 ‘S-KBY 스니커즈’를 출시했다. 내구성이 강한 밑창은 발바닥을 편안하게 해준다. 카모플라주 패턴 바탕에 입체적으로 ‘V’ 로고를 새겼다.

시원하고 편한 슬라이드

여름철 신발로 인기가 많은 건 단연 슬라이드다. 발이 미끄러지듯 들어간다고 해서 이름붙은 슬라이드는 굽이 낮고 편안한 디자인으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엔 브랜드마다 개성을 살린 독특한 디자인의 슬라이드를 여럿 내놓고 있다. 예전엔 집 앞에 나갈 때 편하게 신던 슬리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여름철 패션을 완성해주는 필수품이 됐다.

[명품의 향기] 못생겨도 잘 나간다… 슬리퍼도 인기 끈다
슬라이드의 기본 디자인은 앞부분이 뚫린 슬리퍼 같은 형태다. 또 앞코를 막고 뒤에만 열린 형태의 블로퍼도 인기가 많은 디자인이다.

아크네 스튜디오는 이번 시즌 출근용으로도 손색이 없는 심플한 가죽 슬라이드를 다양하게 출시했다. 검은색의 ‘아미나타’는 뾰족한 ‘바부슈’ 슬리퍼로 뒤꿈치를 접어서 신는 형태다. 이탈리아 나파 양가죽으로 제작됐다.

핑크와 블랙 두 가지로 출시된 ‘질레이’는 상단의 청동 버튼 장식이 포인트로 들어가 있다. 발볼을 넓게 감싸 편안하게 신을 수 있다. 핑크색 ‘테시’ 블로퍼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나파 양가죽을 사용했고 이탈리아에서 제작한 최고급 품질의 제품이다. 아크네 스튜디오의 브랜드 로고가 포인트로 들어가 있다.

안야 힌드마치의 슬라이드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 특징이다. 이번 시즌 새롭게 선보인 슬로건 컬렉션은 러브(LOVE), 키스(KISSES), 프리허그(FREE HUGS) 등의 문구를 슬리퍼 상단에 새겨넣었다. 스튜디오 톰보이에서 출시한 스트라이프 블로퍼는 데님 느낌이 나는 소재에 핑크색 스트라이프 패턴으로 포인트를 줬다. 신발 테두리는 가죽 느낌의 소재로 마감 처리해 깔끔하고 고급스럽다. 청바지, 면바지, 스커트 등 다양한 의상과 잘 어울린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애슬레저, 스포티즘, 스트리트 등 편안한 패션이 메가 트렌드로 수년간 지속되면서 과거에는 트렌드와 거리가 멀었던 운동화, 슬리퍼, 에코백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