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 바꾸고 사라지는 ‘짝퉁’ 인플루언서 어떻게 구분하나요?”

뷰티·패션 업체들이 스타급 인플루언서 잡기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부작용도 잇따르고 있다. 인플루언서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수만~수십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보유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트렌드를 이끌기 때문에 기업들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적극 활용한다. 스타 뷰티 인플루언서들은 제품을 써본 뒤 솔직하게 후기를 남기는 데다 흥미를 끄는 콘텐츠를 구성해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해가고 있다. 이들이 기업과 손잡고 내놓은 화장품은 5분 만에 2만여 개가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플루언서가 K뷰티의 홍보대사’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뷰티업계에서 인플루언서의 힘은 막강하다. 이들이 후기를 남긴 제품은 신생 브랜드라 하더라도 곧장 품절되기 일쑤다. 기업들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인지도를 올릴 때, 제품을 홍보할 때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활용한다. 10~20분 내외의 동영상 1개를 올릴 때마다 적게는 1000만원대부터 많게는 1억원까지 받는 ‘스타 인플루언서’들이 등장했다. 이들이 추천한 제품은 수억원어치가 팔려나가기 때문에 화장품업체로선 ‘남는 장사’인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시스템을 악용하는 ‘가짜 인플루언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홍보영상이나 후기를 남기겠다며 업체로부터 물건을 받아간 뒤 사라지는 경우다. SNS 계정의 아이디를 바꾸거나 탈퇴 후 잠적하는 게 대표적이다. 피해를 본 한 업체 관계자는 “홍보 후기를 약속받고 제품을 건넸는데 연락이 두절된 경우가 많아졌다”며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업체들끼리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위적으로 팔로어 수를 늘려 영향력을 포장하는 가짜 인플루언서도 많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계정에서 팔로어를 늘려주는 ‘꾼’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인터넷에는 1만원에 50명, 8만원에 500명의 팔로어를 늘려주겠다는 광고사이트가 수두룩하다. 이 때문에 로레알그룹 등 화장품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유령 팔로어’를 가진 인플루언서를 걸러내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나섰다. 인플루언서의 급성장이 가져온 부작용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인플루언서들이 홍보하는 1인 기업의 제품 안전성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팔로어 수가 수천 명에 불과한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은 1인 기업의 미용 제품을 홍보하는 경우가 많다. 인플루언서의 말만 믿고 구입했다가 피부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도 종종 나온다. 한 소비자는 “처음 들어보는 회사의 제품인데도 인플루언서 명성을 믿고 구입하곤 한다”며 “누구나 쉽게 화장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제품 안전성 검증 시스템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안효주/민지혜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