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평가한 올해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이 27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IMD는 안정적 경제 성장과 핵심 부문 인프라 확충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노동시장 문제와 각종 규제가 추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고 지적했다.

한국 국가경쟁력 27위, 두 단계 올랐지만… 정부 효율성·노동 생산성 부문은 '뒷걸음질'
IMD는 63개국을 경제 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 네 가지 분야에 걸쳐 평가한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지난해 4위였던 미국이 1위로 올라섰고 1위였던 홍콩은 2위로 내려앉았다. 그 뒤로 싱가포르 네덜란드 스위스 등이 3~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8위였던 중국은 다섯 계단이 뛰어 13위를 했고 일본도 한 계단 올라서 25위를 나타냈다.

지난해 29위였던 한국은 27위로 상승했다. 한국은 2009년 27위였다가 이듬해 23위, 2011년엔 22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2014년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2017년에는 29위까지 밀려났다.

경제성과 분야(20위)가 지난해보다 2계단, 인프라(18위)는 6계단, 기업 효율성(43위)은 1계단씩 상승했다. 반면 정부 효율성(29위)은 오히려 1계단 하락했다.

경제성과 분야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성 해소와 투자심리 개선으로 국내 경제가 17위에서 9위로 8계단이나 뛰었고, 국제 투자도 40위에서 35위로 5계단 상승한 게 순위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물가 부문 순위는 47위에서 54위로 7계단 미끄러졌다.

인프라 분야는 교육이 학생당 공교육비 지출, 중·고등학교 취학률 개선으로 12계단 급등해 25위로 뛰는 등 기술, 과학, 교육 등 전 부문에서 상승했다.

4대 분야 중 가장 취약한 기업 효율성 분야는 근로여건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부문이 개선되면서 소폭 상승했다. 다만 노동시장은 대립적 노사관계로, 경영관행은 경영진에 대한 불신과 불투명한 기업경영으로 각각 53위와 55위를 기록,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네 가지 분야 중 정부 효율성은 유일하게 하락했다. 29위로 지난해보다 한 계단 밀렸다. 공공재정, 재정정책 등이 하락했고 기업여건, 사회여건 등은 올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관리재정수지 적자 등 일부 수치가 악화하면서 공공재정(19→22위)과 재정정책(15→17위) 순위가 낮아진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MD는 거시경제의 안정적 성장과 기술·과학·교육 등 핵심부문 인프라 확충을 바탕으로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하면서, 노동시장과 경영관행상 구조적 문제와 각종 규제 등은 국가경쟁력 순위 상승을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내외 리스크 관리, 청년 일자리 창출, 기업 구조개혁 가속화, 경제주체 간 분배개선 등에 주력할 것을 권고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