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가계소득이 감소한 건 소득 하위 20%에 속한 70대 인구가 늘었기 때문입니다.”(도규상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올해 1분기 소득분배 지표가 역대 최악을 나타냈다는 공식 통계가 나오자 정부가 당황해했다. 기재부는 24일 통계청의 1분기 가계소득 동향 발표에 대해 이례적으로 긴급 브리핑을 자청하며 이같이 해명했다. 기자들이 통계청에 ‘저소득층 소득이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지만 통계청 관계자들이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자 기재부가 나선 것이다.

도규상 국장은 “작년 1분기에는 1분위(소득 하위 20%)에 속한 70대 가구주 비중이 30%대 중반이었는데 올해 1분기에는 40%대 초반으로 뛰었다”며 “70세 이상은 직업이 없거나 일용직이 많다는 점에서 소득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금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은 시간을 두고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분위에 속한 70대 인구 비중이 그동안 어떻게 변해왔는지 통계를 보여줄 수 있냐’고 묻자 기재부와 통계청 관계자들은 “공식 통계가 아니라 보여주기 힘들다”는 답을 내놨다. 기자들의 요청이 이어지자 결국 해당 자료를 공개했지만 하위소득 증가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했다. 자료에 따르면 1년 사이에 늘어난 70대 인구는 5만여 명으로 이 중 1분위는 2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결국 인구의 0.05%에도 못 미치는 2만여 명의 노인이 역대 최악의 소득 분배를 이끌어냈다는 변명을 한 셈이다.

도 국장은 ‘2분위에 속했던 70대가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실직해 1분위로 추락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일부는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