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대외 여건도 녹록지 않다. 모처럼 살아나던 경제 회복세는 주춤하다. 여기에 국제 유가 급등과 원화 강세, 미국의 금리 인상 등 이른바 신3고(新3高)까지 겹쳤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치명타다. 기업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커졌다.

'新3高'에 기업 수익성 악화 비상
유가는 급등세를 타고 있다.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과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으로 두바이유와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3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인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80달러를 넘보고 있다.

원화 강세 흐름도 기업들엔 위협 요인이다. 올 들어 호재와 악재가 번갈아 나타나며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졌지만, 기조적으로는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를 점치는 시각이 많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가속화라는 변수에도 불구하고, ‘판문점 선언’ 등 지정학적 훈풍이 원화 가치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미국의 원화 가치 절상 압박까지 맞물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60~1070원대로 가라앉았다. 지난해 평균(달러당 1130원)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원화 강세는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져 자동차, 석유화학, 정유업계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빠르게 오르고 있는 시장금리도 걱정거리다. 주요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거둬들이며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6년5개월 만에 금리를 올린 한국은행도 추가 금리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