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천동 한국GM 부평공장에서 14일 열릴 예정이던 경영 정상화 기자간담회장에 한국GM 비정규직회 노조원들이 난입해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날 간담회는 노조원들의 시위로 취소됐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인천 청천동 한국GM 부평공장에서 14일 열릴 예정이던 경영 정상화 기자간담회장에 한국GM 비정규직회 노조원들이 난입해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날 간담회는 노조원들의 시위로 취소됐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14일 오전 9시50분 인천 청천동 한국GM 부평공장. 조용했던 기자회견장이 일순간 떠들썩해졌다. 건물 밖에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던 한국GM 부평공장 비정규직 노조가 몸싸움을 벌인 끝에 기자회견장을 비집고 들어온 것이다. 황호인 한국GM 부평비정규직지회장은 “산업은행 실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라”고 요구했다.

[현장에서] 노조 기습시위… 경영정상화 발표도 못한 한국GM
백번 양보해 거기까지도 좋았다. 비정규직 노조는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위해 나가달라는 사측의 요구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하겠다”며 버티기 시작했다. 사측의 사정에도 노조는 꿈쩍하지 않았다. 30분간 대치 끝에 사측은 기자회견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임직원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비정규직 노조는 “사측이 노조를 테러집단이나 폭력집단 취급한다”고 항변했다. 지난달 5일 일부 노조원이 성과급을 주지 않는다며 쇠파이프를 들고 사장실로 몰려가 집기를 부수고 점거한 사실은 까맣게 잊은 모양이다. 당시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는 안전 문제를 이유로 임직원에게 한국 방문을 금하라는 공지를 내리기까지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3개월간 이어진 ‘한국GM 사태’가 봉합되고 처음으로 경영진이 나서 신차 출시 계획과 경영 정상화 방안을 밝히는 자리였다. 지난 2월 군산공장 폐쇄 발표 이후 내수 판매량이 반 토막 난 한국GM에는 무너진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일종의 전환점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조의 몽니에 한국GM 정상화는 또 한 박자 늦춰졌다.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