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세 수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내수 침체 등으로 가계 여유자금이 감소하는 가운데 법인세, 소득세 증가에 힘입어 정부 수입은 늘어나는 양상이다.

가계 여윳돈은 감소하는데… 정부 세수는 올해도 호조
기획재정부가 10일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 5월호를 보면 1분기 국세 수입은 78조8000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8조9000억원(12.7%) 증가했다. 정부가 1년간 걷으려고 계획한 목표액 중 실제로 걷힌 세금의 비율을 의미하는 세수 진도율은 29.4%로 작년 1분기 대비 1.6%포인트 올랐다.

세수 진작에 가장 크게 공헌한 항목은 법인세다. 1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3조6000억원(20.9%) 많은 20조8000억원이 걷혔다. 기업 실적 개선의 영향이 컸다. 12월 결산법인들의 지난해 순이익이 101조9700억원으로 2016년(63조9300억원)보다 59.5% 증가했다. 이들 기업이 법인세를 납부한 3월에만 4조원이 늘었다.

1분기 소득세는 2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보다 3조1000억원(17.7%) 늘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4월 양도소득세 중과세 시행을 앞두고 부동산 거래가 증가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가가치세는 2000억원 늘어난 16조7000억원이 걷혔다. 3월만 놓고 보면 9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000억원 감소했다. 소비 증가라기보다는 수출과 설비투자 호조로 부가세 환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세수가 늘고 있지만 정부의 씀씀이가 커지면서 재정수지는 적자를 나타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3월 말 기준 1조8000억원 적자였다.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하고 정부의 실질적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도 10조5000억원 적자였다. 3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조7000억원 늘어난 650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