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탄산수 빅토리아 효과… '온라인 온리' 식품 쏟아진다
웅진식품은 지난해 5년 만에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 2014억원으로 5년 만에 2000억원대에 재진입했다. 영업이익은 지난 10년 새 최대인 150억원. 영업이익률은 7.46%로 식음료업계 평균인 2~4%대를 크게 웃돌았다. 이 회사의 ‘깜짝 실적’을 이끈 건 탄산수 ‘빅토리아’(사진)다. 하늘보리 아침햇살 초록매실 등 장수하는 1등 브랜드의 판매량은 비슷했지만 빅토리아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155% 증가했다.

빅토리아는 2015년 웅진식품이 내놓은 온라인 전용 탄산수 브랜드다. 출시 초기부터 ‘유통 실험’을 했다. 편의점, 마트 등의 전통 유통 채널을 과감히 포기했다. 판매관리비 등 유통마진이 사라지자 소비자 가격을 경쟁 제품 대비 40~80% 싸게 팔 수 있었다. 500mL 탄산수 20개가 든 상품을 기준으로 경쟁사는 최저 1만원대 초반에서 2만원까지 판매한다.

빅토리아는 주요 온라인몰에서 8000원대 후반에서 판매된다. 지난해 탄산수 시장이 -2%로 정체한 가운데 빅토리아 탄산수는 나홀로 성장했다. 전년보다 800만 병 이상 많은 2200만 병이 팔렸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유통 마진을 줄이는 대신 가격 경쟁력을 높이자 10~30대 충성 고객이 재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작년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빅토리아가 좋은 실적을 내면서 식음료업계에 이를 벤치마킹하는 식품 회사도 늘었다. 롯데제과는 9일 온라인 전용 제품 ‘누드로즈블랙티 빼빼로’를 출시했다. G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판매하며 오는 14일 로즈데이를 맞아 대폭 할인하는 ‘슈퍼딜’ 행사를 마련했다. 정식품은 두유와 사과즙이 어우러진 ‘베지밀 애플두유’를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판매한다. 대상 청정원은 온라인 전용 브랜드인 ‘집으로 ON’을 만들어 공식 온라인몰인 ‘정원e샵’ 등에서만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이탈리아 현지에서 직수입한 ‘론카딘 냉동피자 2종’을 홈플러스 온라인 마트에서만 팔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