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의 기준이 되는 DDR 4Gb(기가비트) 제품의 고정 거래가격이 지난달 3.94달러에 이르렀다고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가 최근 발표했다. 출시 후 첫 번째 시장가를 집계한 2015년 8월 2.31달러 대비 70.6% 올랐다.

"D램값, 4弗 돌파는 시간 문제"
일반적으로 D램 신제품은 출시 이후 가격이 점진적으로 떨어진다.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미세화와 추가 설비 투자를 통해 공급량을 늘리기 때문이다.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선두 업체의 생산원가는 더 가파르게 하락해 수익률을 보장받는 구도다. 후발 업체들이 1~2년 뒤 생산성을 비슷하게 맞추더라도 선두 업체와 비교해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4Gb D램도 초기에는 비슷한 가격 움직임을 나타냈다. 출시 이후 가격이 점진적으로 떨어져 2016년 6월 1.31달러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 다음달부터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가시화되며 20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스마트폰과 서버를 중심으로 D램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미세화 속도가 과거보다 떨어지며 공급이 늘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이유다. 삼성전자를 기준으로 4Gb D램 첫 양산 당시 2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수준이던 공정 미세화는 2년 이상 지난 지난해 말에야 17나노 수준까지 떨어졌다. D램 생산성이 20~30% 높아졌지만 매년 2~3나노씩 미세화를 이뤘던 과거와 비교해 더딘 속도다. D램익스체인지는 “선두 업체들이 생산량 늘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기대만큼 생산 증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D램 가격은 올 하반기에도 계속 상승하거나 최소한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4Gb D램 가격이 4달러를 돌파하는 것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도 연말까지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