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프리미엄 전쟁'] 자동차 IT 전문 부품 제조사로 도약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동차 부품·모듈 제조사인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및 자동차 정보기술(IT) 전문 부품 제조사로 변신한다.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프리미엄 기술력을 확보해 미래 먹거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2025년까지 자율주행 및 자동차 인터넷 연결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내용의 중장기 발전 방안을 지난달 26일 발표했다. 2025년 매출의 41%를 자율주행 관련 부품과 자동차 전자장치(전장) 분야에서 거두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또 현대모비스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레이더와 카메라, 라이더(레이저 센서) 등을 2022년까지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첨단운전자보조장치(ADAS) 기술은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 연구원이 차세대 전동식 통합 회생제동시스템(iMEB) 조립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 연구원이 차세대 전동식 통합 회생제동시스템(iMEB) 조립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24일 승차감과 곡선구간 주행 능력을 향상시키는 전동식 차체쏠림 제어시스템(eARS)을 독자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eARS는 기존 유압식 제어 시스템을 대체하는 차세대 제어 방식으로 그간 유럽과 일본 등지의 극소수 부품 업체만 양산에 성공했다. eARS는 주행 중인 차체의 좌우 기울기를 안정시키는 부품이다. 급격하게 방향을 틀었을 때 차체가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막아주고, 불규칙한 노면을 달릴 때 차체에 전달되는 충격을 완화해준다. eARS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차체안전장치’는 곡선구간 주행 능력을 높이기 위해 직진 시 승차감을 떨어뜨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현대모비스는 5년간 eARS 개발에 집중,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차체 안정화 성능을 40%가량 높이고 제품 크기는 5% 줄이는 등 기술력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독자 개발한 최첨단 주차 및 제동 시스템도 생산한다. 원격 전자동 주차시스템(RSPA)은 운전자가 차량 외부에서 스마트키 버튼을 누르면 차가 12개 초음파 센서 등을 활용해 스스로 주차하는 기술이다. 운전자가 차량 주차공간을 미리 확인한 뒤 차에서 내려 반경 4m 안에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다. 주차된 차량을 차에 타지 않은 상태에서 원격 조종해 주차공간에서 빼낼 수도 있다. 현대모비스는 더 진화한 자동발렛주차(AVP) 기술도 올해 말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AVP는 탑승자가 마트나 식당 등의 입구에 내리면 차가 알아서 지상·지하 주차공간을 찾아 이동하는 기술이다.

차세대 전동식 통합 회생제동시스템(iMEB)은 기존의 유압식 분리형 회생제동시스템을 전동식 통합형으로 개선한 제품이다. 기존 시스템 대비 무게가 30% 이상 줄어 원가 절감 효과가 뛰어나다. 친환경자동차에 장착하면 유압 제어(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아 생기는 제동력)와 회생제동 제어(전기모터가 반대로 돌 때 생기는 제동력) 비율을 최적화하고 연비를 향상시킨다는 설명이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체 콘티넨탈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iMEB 양산에 성공했다. 모비스는 현대차 차세대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 넥쏘에 들어가는 iMEB를 납품하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