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ZKW 인수 확정… 전장사업 판 키운다
LG전자가 세계 주요 자동차 헤드라이트 제조업체인 오스트리아 ZKW 인수를 26일 공식 발표했다. 인수금액은 11억유로(약 1조4500억원)로 LG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다. 지분 70%는 LG전자, 30%는 LG그룹의 지주사인 (주)LG가 인수하는 구조다.

LG전자는 ZKW 인수를 통해 전장(電裝)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의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ZKW는 오스트리아와 인도, 중국 등지에 공장을 두고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GM, 포드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2010년 3억유로이던 매출이 지난해 12억6000만유로로 늘어나는 등 연평균 2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헤드라이트는 차량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 부품인 만큼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업이 중요하다. 운전자의 시선에 따라 헤드라이트 방향이 조절되는 등 혁신이 계속 이뤄지며 기술적 진입장벽도 높아지고 있다.

ZKW 인수로 LG전자는 실내등과 방향지시등부터 헤드라이트에 이르는 차량용 조명과 관련된 종합 솔루션을 갖추게 됐다. 헤드라이트가 전체 자동차 조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헤드라이트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5% 이상 성장해 자동차 시장 연평균 성장률(3%)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LG이노텍의 LED(발광다이오드), LG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계열사의 조명 기술도 활용폭이 넓어졌다.

LG전자 인수 뒤에도 ZKW 경영진은 당분간 그대로 유지된다. 오스트리아 현지 직원들의 고용도 최소 5년간 유지된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LG전자 자동차 부품사업의 성장동력을 강화하게 됐다”며 “LG전자의 IT기술과 ZKW의 프리미엄 헤드라이트 기술을 결합해 관련 업계를 혁신해 가겠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