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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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법인고객의 신용카드 이용 금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고객 이용액이 삼성페이 등 모바일 결제의 활성화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

2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7개 카드사의 지난해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년 대비 4.8% 늘어난 609조2245억원이었다.

이 중 개인 사용액은 2016년 457조원에서 499조7000억원으로 9.3% 늘어났다. 2015년 4.2%, 2016년 7.9%에 이어 지난해에도 9% 넘는 성장세를 기록하며 2014년 대비 23%(93조원)이 증가했다.

삼성페이를 필두로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모바일 결제가 활성화되면서 현금 결제 대신 모바일 카드를 이용하는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온라인 쇼핑의 눈부신 성장세도 카드 이용을 늘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78조22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조6000억원(19.2%) 늘어났다. 특히 모바일 쇼핑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며 번거로운 실시간 계좌이체나 무통장 입금 대신 간편한 카드결제를 이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진 것이다.

반면 2016년까지 성장세를 이어가던 법인카드 이용 실적은 지난해 12%나 감소했다.
카드사 법인 이용액, 당국 규제 움직임에 '뚝'…개인은 '500조' 눈 앞
그간 법인카드 이용액은 2014년 86조원에서 2015년 100조원, 2016년 124조원 등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이어왔다.

2015년 연간 1000만원으로 제한이 걸려 있던 신용카드 국세 납부 한도가 풀리며 법인 고객들이 신용카드로 세금을 납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16년에는 신용카드로 납부한 국세만 43조원까지 불어나며 실적을 늘리려는 카드사들의 주요 타깃이 됐다. 카드사들은 법인고객 유치를 위해 무이자할부뿐만 아니라 캐시백·수수료 면제까지 제공하는 출혈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법인 고객들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109조5000억원으로 뒷걸음질쳤다.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의 법인 고객에 대한 마케팅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실제 금감원은 지난해 카드사들이 제공하던 국세 카드결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당국이 법인 고객에 대한 마케팅을 제재하면서 법인 고객의 세금 납부 이용률이 낮아졌다"며 "그간 법인 고객 유치에 힘쓴 카드사일수록 하락폭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 카드사 중에는 신한카드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법인고객 이용금액은 2016년 23조6700억원에서 29.4% 감소한 16조7000억원에 그쳤다. 우리카드(-27.3%)와 하나카드(-20.1%)도 20% 넘는 낙폭을 보였다.

법인고객 규모가 가장 큰 삼성카드도 이용금액이 29조9000억원에서 26조6500억원으로 10% 넘게 감소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법인 국세·지방세는 사실 수익이 많은 상품은 아니다"라며 "영업 체질 개선을 위해 국세와 지방세, 법인 물대 등 무수익 자산을 걷어내려는 노력을 한 결과"라고 말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법인고객 영업에 주력하지 않았던 롯데카드(8.2%)와 KB국민카드(11.5%), 현대카드(4.2%) 등은 오히려 소폭 늘어났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법인고객 비중이 높은 편이 아니어서 법인고객 마케팅 이슈의 영향을 덜 받았다"며 "이외엔 특별한 이슈 없이 자연증가분이 더해지며 이용금액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